[뉴욕마감]세 악재 겹치며 이틀째 '뒷걸음'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08.14 06:00

금융시장 불안, 유가 116불선 회복, 소매 매출부진

금융시장 불안감과, 소매판매 부진, 유가 반등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뉴욕증시가 이틀째 하락세로 마감했다.
유가하락세와 달러강세가 주춤거리면서 가려졌던 미국 경제의 현주소가 다시 미 증시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13일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109.51포인트(0.94%) 하락한 1만1532.96으로 마감했다.
S&P500지수도 3.77포인트(0.29%) 내린 1285.82를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1.99포인트(0.08%) 떨어진 1482.62로 장을 마쳐 상대적으로 낙폭이 적었다.

이날 국제유가가 4일만에 반등,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이 전날에 비해 2.7% 오른 116달러로 올라섰다.
7월 소매판매는 5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소비침체 우려를 가중시켰다.

메릴린치는 금융시장 회복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 등 금융주에 대한 투자의견도 하향하는 등 금융주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냉각됐다.

◇ 기력 못찾는 금융주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7.3% 급락하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세계 최대 금융그룹인 씨티가 3.9%, 세계 최대 보험사 AIG는 3.50%, J.P모간 체이스 2.7%,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가 3.05% 떨어지는 등 각 금융부문 대표종목들이 맥을 못 췄다. 골드만삭스 역시 등급하향 등의 영향으로 1.4% 내렸다.

메릴린치의 수석투자전략가 리처드 번스타인은 이날 "신용 위기는 광범위하고 깊고 전세계적이기 때문에 회복이 빠르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메릴린치는 이와 함께 골드만삭스의 3분기 순이익 예상치를 주당 2.80달러에서 2.04달러로 하향했다.

씨티그룹의 3분기 주당순손실 전망치도 28센트에서 55센트로 변경하고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시장이하'로 낮췄다. 리먼 브러더스 역시 '시장이하'로 하향했다.

◇ 빛이 안보이는 소비지표

국내총생산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소비 관련 종목들이 일제 약세를 보였다.

미국 최대 할인점 월마트가 1.92%, 백화점체인 JC페니는 1.52%, 의류체인 리즈 클레어본도 11.6% 하락했다.
미국 2위 백화점 메이시는 소비침체와 구조조정 비용으로 인해 2분기 순이익이 1.4% 감소했다고 밝히면서 소비 관련주에 악영향을 미쳤지만 장 후반 반등에 성공 1.9% 오른 채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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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미 상무부는 7월 소매판매가 전달 대비 0.1% 감소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2월 0.5% 감소한 이후 5개월 만에 첫 감소세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전달 보다 0.4% 증가해 예상치 0.5% 증가에 못 미쳤다. 자동차 판매는 2.4% 감소했다.

메릴린치의 드류 매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금 환급액을 다 소진한 소비자들은 소비를 이어갈 만한 충분한 돈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실적-등급 악재도 잇따라

미국의 산업장비 제조업체 디어는 3분기 순익이전년비 7.1% 증가한 5억752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순익이 예상 보다 낮았던데다 4분기 순익도 전문가 예상치 4억9000만달러보다 낮은 4억2500만달러로 제시해 주가가 3.3% 하락했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자동차 메이커 제너럴모터스(GM)의 신용등급을 기존의 'B3'에서 'Caa1'으로 한단계 하향했다.
최근 유가하락으로 반등세를 보이던 GM 주가는 이날 하룻동안 7.57% 내려섰다. 포드 역시 5.97% 동반급락했다.

◇ 기술주 분전, M&A'불씨'도 이어가

반도체 칩메이커 엔비디어가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10억달러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계획으로 10.8% 급등했다.
전날 장마감후 CVS가 주당 71.50달러에 매입을 제안한 사실이 전해진 롱스 드러그 스토어도 30.8 폭등했다.

원유가격 반등으로 상품시장으로 투기성 자금이 몰리면서 광산업체 프리포트 맥모란 주가가 5.77% 반등하는 등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이날 상품시장 벤치마크인 로이터-제프리스 CRB지수는 2.4% 상승했다.

이날 미국의 원유재고 감소 영향으로 국제유가는 나흘만에 반등, 배럴당 116달러선을 회복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2.99달러(2.7%) 오른 116달러로 마감했다.
지난 3일간 7달러 하락했던 WTI는 이날 한때 배럴당 4달러 이상 오르며 117달러 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날 미 에너지부는 지난 주말 기준 원유 재고가 전주대비 40만배럴 감소한 2억9650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도 각각 640만배럴, 170만배럴 줄어들었다.

정유시설 가동률이 전주의 87%에서 85.9% 낮아진 점이 재고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달러화는 유로대비 이틀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13일(현지시간) 오후 3시38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05센트(0.03%) 상승(달러가치 하락)한 1.4932달러를 기록중이다.
파운드 달러 환율은 1.39% 급락하고 엔/달러 환율도 0.22% 상승(엔화 가치 하락)한 109.51엔을 기록하는 등 주요 통화대비 등락이 엇갈렸다.
이날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내년 1분기 영국 경제성장률이 종전 전망했던 1% 보다 크게 낮은 0.1%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는 등 영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급부상하면서 파운드화 급락세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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