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물 간 언니'들의 아테네 드라마

머니위크 김성욱 기자 | 2008.08.27 08:53

[머니위크]영화 속 경제이야기/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숫자 ‘8’. 그 8이 4개가 겹친 2008년 8월8일 8시에 제29회 올림픽이 베이징에서 개막했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영웅은 한 방송사 캐스터의 말대로 ‘물의 나라 영웅’이 된 ‘국민 남동생’ 박태환이다. 모든 메달이 값진 것이지만, 박태환은 수영 금메달로 우리나라 수영 역사를 새로 썼다. 박태환에게 있어 이번 베이징올림픽은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4년 전 아테네 올림픽에서 최고의 영웅은 누구였을까. 아테네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9개의 금메달과 12개 은메달, 9개 동메달 등 총 30개의 메달로 종합 9위를 차지했다. 당시 최고의 영웅은 9명의 금메달리스트가 아니라 은메달을 목에 건 여자핸드볼 선수들이였다. 당시 덴마크와 결승전에서 우리의 여전사들은 19번의 동점, 연장과 재연장, 그리고 승부 던지기의 연장 혈투 끝에 가슴 아픈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이들은 영웅이 됐고 올해 초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올 1월에 개봉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 감독/ 임순례 출연/문소리, 김정은, 엄태웅, 김지영, 조은지, 민지)은 AP통신 선정 ‘2004 아테네 올림픽 10대 명승부전’으로 선정되기도 한 아테네올림픽 여자핸드볼 선수들의 감동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우생순은 우리나라 최초 여성 스포츠영화이자 세계 최초 핸드볼 영화다.

◆갈등 이겨내고 팀워크 다져가는 노장 선수들

대한민국 올림픽 2연패의 주역인 최고의 핸드볼 선수 미숙(문소리 분). 그러나 온 몸을 바쳐 뛴 소속팀이 해체되자, 그녀는 인생의 전부였던 핸드볼을 접고 생계를 위해 대형 마트에서 일하게 된다. 일본 프로팀의 잘나가는 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던 혜경(김정은 분)은 위기에 처한 한국 국가대표팀의 감독대행으로 귀국한다. 팀의 전력보강을 위해 그녀는 라이벌인 미숙을 비롯해 정란(김지영 분) 등 노장 선수들을 불러 모은다.

혜경은 초반부터 강도 높은 훈련으로 전력 강화에 힘쓰지만 신진 선수들과 불화를 야기하고 급기야 노장 선수들과 신진 선수들간의 몸싸움으로까지 번진다. 이에 핸드볼협회는 선수들과의 불화를 문제 삼아(혜경은 자신이 여자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혜경을 감독대행에서 경질시키고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안승필(엄태웅 분)을 신임 감독으로 임명한다. 과거 연인이었던 승필의 감독 임명에 혜경은 대표팀에서 나가지만 미숙의 만류와 일본 소속팀 선수들의 금메달 응원, 그리고 명예 회복을 위해 선수로 대표팀에 복귀한다.

화려했던 선수 생활을 뒤로하고 성공적인 지도자로의 데뷔를 꿈꾸는 승필은 과학적인 프로그램과 유럽식 훈련 방식을 무리하게 도입해 노장 선수들과 갈등을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미숙은 혜경과의 갈등이 불거져 태릉을 떠나고 대표팀은 남자고등학생 선수들과의 평가전에서도 졸전을 펼친다.

승필은 미숙의 무단이탈을 문제 삼아 엔트리에서 제외하겠다고 공표한다. 이에 혜경은 국가대표 등반 훈련에서 승필과 함께 뛰어 자신이 먼저 완주하면 미숙의 엔트리 자격 박탈을 철회해 줄 것을 요구한다. 대신 패배 시 자신을 포함한 노장선수들이 국가대표 자격을 반납하겠다는 조건을 건다. 혜경은 죽을 힘으로 뛰지만 그런 혜경에게 지지 않으려고 뛴 승필을 이겨내지 못한다. 그러나 승필은 혜경을 비롯한 노장 선수들의 노력에 감동, 미숙을 다시 대표팀에 합류시킨다. 또한 신진 선수들도 노장 선수들의 핸드볼에 대한 근성과 투지를 인정하고 팀워크를 다지게 된다.

마침내 최고의 팀워크로 뭉친 그들은 다시 한번 세계 재패의 위업을 달성하기 위해 아테네로 향한다.

◆베이징올림픽 경제효과 717억弗(?)


올림픽은 200여개국에 생중계되며 전 세계 인구 90% 이상이 시청하는 세계 최고의 축제다. 전 세계 인구가 주목하는 만큼 올림픽을 유치하고자 하는 국가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올림픽 개최를 위해 경기장 등 여러 가지 건설사업이 진행되면서 해당 국가는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부문의 생산활동이 활발해지고, 일자리가 늘어나는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 외국 관광객의 방문으로 인한 수입이 크게 늘고 국가의 국제적 위상도 높일 수 있다. 우리나라도 1988년 서울올림픽을 개최하면서 변방의 이름 모르는 국가에서 전 세계에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보여주는 계기를 마련했다.

지난 1984년에 열린 LA올림픽은 최초의 흑자 올림픽이 됐고 이때부터 ‘올림픽 경제’라는 개념이 나타났다. 올림픽의 경제적 수익을 조사한 한 보고서에 따르면 1984년 LA올림픽은 33억달러, 1988년 서울올림픽은 40억달러,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은 265억달러, 1996년 애틀란타올림픽은 51억달러, 2000년 시드니올림픽은 63억달러의 경제적 이익이 발생했다. 고용창출의 힘도 대단하다. 1988년 서울올림픽의 경우 30만개 정도의 일자리가 창출됐으며, 시드니올림픽의 경우는 개최 1년 전인 1999년까지 이미 15만개의 취업자리가 만들어졌다.

그렇다면 한차례 ‘재수’를 거쳐 올림픽을 개최하게 된 중국의 경제적 효과는 얼마나 될까. 경제전문가들은 중국의 기술밀집도정도, 임금 등이 모두 기존 올림픽 개최국보다 낮기 때문에 다른 개최국보다 그 성과가 높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린셴풍(林顯鵬) 중국 국가체육총국정보센터연구부 부부장은 최근 베이징올림픽 개최로 2003년~2010년 8년간 직접적인 경제효과 419.32억달러, 간접적인 경제효과 297.74억달러 등 베이징 올림픽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717.06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10만위안당 일자리가 하나씩 발생한다고 가정할 때 약 5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세계 기업 중국으로

물론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중국 경제는 올림픽이 끝난 후 고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이유는 개발도상국에서 올림픽이 개최됐다는 점 때문이다. 비슷한 경제 상황에서 올림픽을 개최한 멕시코(1968년)과 한국이 올림픽 이후 경제성장률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멕시코는 올림픽이 개최되기까지 20년 동안 평균 실질 경제성장률이 6.3%에 달했으나 이후 20년 동안은 4.5%로 뚝 떨어졌고, 그 이후 더 하락했다.

또 우리나라도 올림픽 이전 20년 동안 경제성장률은 평균 9.2%였으나 서울 올림픽 이후 20년 동안 경제성장률은 5.7%로 떨어졌다.

이러한 부정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기업의 시각은 베이징올림픽을 향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고의 소비국가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내수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기업들 입장에서는 이번 베이징올림픽이 그 어떤 올림픽보다 최고의 홍보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많은 기업들이 이번 올림픽을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기회로 삼고 있다. 중국의 성장은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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