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이사회 "신임사장 후보, 공개모집"(종합)

유재천 이사장과 KBS 노조 ⓒ이명근 기자

"사장 후보자는 이사회 내외의 추천을 통해 공모 방식으로 모집하겠다."

KBS이사회가 13일 오후 서울 마포 가든 호텔에서 열린 임시이사회를 마치고 구체적인 KBS 신임 사장 인선 방식 논의에 대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날 이사회는 유재천 이사장을 비롯해 권혁부 이사, 박만이사, 이춘호 이사, 방석호 이사, 강석천 이사 가 참여한 가운데 개최됐으며 추후 이춘발 이사가 합류, 총 7명의 이사가 참여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사회에서는 후임 사장 임명 제청에 관한 방법과 절차, 자격 요건 등이 협의됐다.

이사회는 이날 임시이사회 종료 후 보도자료를 통해 "사장 후보자는 이사회 내외의 추천을 통해 공모방식으로 모집한다"며 "이 중 서류심사를 거쳐 3~5배수로 압축한 뒤 이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 최종 후보자 한 명을 선정해 임명권자에게 임명제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사회는 "이사회는 이번 사장 임명 제청 과정에서 사내의 다양한 의견과 여론을 반영할 것이며, 일체의 외부 간여나 간섭을 배제하고 독립적으로 선정한다는 원칙을 지키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KBS 이사회는 14일 사장후보자 공모와 관련, 구체적인 내용을 KBS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할 예정이다.

한편 보도자료 배포 후 이사회가 열렸던 호텔 로비서 기자들과 만난 유재천 이사장은 이사회 장소 전격 변경과 낙하산 사장 인선 논란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우선 유 이사장은 이사회 장소 변경이 KBS 부사장의 공식 요청에 의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재천 이사장은 "오늘 이사회가 열리지 못하게 하겠다는 소식은 이미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며 "KBS 본관 3층서 예정대로 했어야 마땅하지만 상황이 악화돼 못할 경우를 대비해 장소를 몇 군데 얘기했다. 여기는 그 중의 한 군데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당초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KBS 본관 3층 제1회의실서 열린 예정이었으나 가든 호텔로 전격 변경됐다.

유재천 이사장은 갑자기 장소를 변경하게 된 이유에 대해 "오후 3시께 이사들이 부사장에 '회의장으로 무사히 갈 수 있도록 조력해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그런데 부사장이 집행부의 힘만으로는 도저히 그 상황을 만들 수 없다며 이사회를 다른 곳에서 해달라고 구두로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재천 이사장은 "몇몇 이사들이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는 취재진의 말에 "사무국장이 장소 변경에 대해서는 이사들에 직접 통보했다"고 밝히고 자세한 설명은 줄였다.

또 자세한 후임 사장 임명 제청 절차와 자격요건 등에 대해서는 "사전에 배포된 보도자료 그대로다. 덧붙일 말도 없다"며 "이 사안은 보도자료 드린 것으로 인터뷰를 대신하겠다"며 말을 줄였다.

낙하산 사장에 대한 우려와 노조의 '국민참여형 사장 선임제'에 대한 요청에 대해서는 "보도자료의 문맥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며 "공모니만큼 자기 추천과 타인 추천이 모두 가능하다. KBS노조가 추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이사회와 관련해 KBS노조 측은 오후 5시50분께 "이사회가 성사되든 안 되든 이번 이사회는 원천적으로 무효이므로 철수한다"며 현장을 빠져나갔다. KBS 사원행동 측도 뒤이어 "더 있어 봤자 상황이 변화될 것 같지는 않다. 여기서 더 상황파악이 이루어질 것 같지는 않다"며 "추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철수한다"며 KBS로 복귀했다.

KBS 노조 측 관계자는 이사회의 결과 발표 후 "예상했던 내용이다"며 "어떤 형태로 모집한다더라도 공개·합법적으로 진행하지 않는 이상 이사회의 낙하산 사장 선임에는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제까지 어느 이사가 독립적으로 사장 선임을 안 하겠다고 한 적이 있었나. 그렇지만 결과는 현재와 같다"며 "독립적으로 선정한다는 원칙을 지키기로 결의했다"고 밝힌 이사회 측의 입장에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KBS노조와 'KBS 사원행동' 측은 "이번 이사회는 원천적으로 무효"라고 동일한 목소리를 내며 14일부터 들어가는 총파업 찬반투표에 한 목소리로 적극 참여 의사를 표명했다.

이사회의 사장후보자 공모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이 발표되는 동시 총파업 찬반 투표도 벌어질 14일 양측이 어떠한 입장을 밝힐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