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을 들으면 중국이 세계 제1의 경제 강국이 된다는 것이 마치 정해진 사실처럼 들린다. 과연 항해를 시작한 중국 경제 항공모함은 순조로운 항해를 계속할 수 있을까? 앞으로 50년 동안 중국 경제는 여전히 현재의 ‘항속’을 유지하며 계속 전진할 수 있을까?
이 책이 중국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것은 깜짝 놀랄만한 주장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앤드루 잭슨부터 에이브러햄 링컨, 존 F 케네디 등 역대 미국 대통령의 암살과도 같은 중대 사건의 배후로 로스차일드가의 금융재벌들을 지목하였다. 대통령들은 화폐발행권을 둘러싼 음모 때문에 살해당했으며, 그들은 한 나라의 경제와 정치 운명을 장악하고 세계 재산의 흐름과 분배를 통제하려 한다는 것이다. 미연방준비은행이 개인이 소유한 민간은행이며 미국은 화폐 발행 권한이 아예 없다는 점, 링컨, 제임스 가필드, 존 케네디 모두 국제 금융재벌이 보낸 ‘정신이상자’에 의해 피살당했다는 점이 저자의 주장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또 금융개방을 앞둔 중국에 서방의 핫머니가 끊임없이 밀려들고 있다는 의혹도 이 책에 대한 관심을 한껏 올려놓았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국제 금융재벌들은 우선 통화팽창을 일으키고 이어서 통화긴축 상황을 만들어 재산을 빼앗아 간다고 한다. 그는 이를 가리켜 ‘양털 깎기’란 표현을 쓰고 있는데 지금 중국은 통화팽창이 한창 진행되고 있어 양털 깎기 직전의 시점이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 외에도 <화폐전쟁>은 1929년 미국 경제대공황이 일어난 이유, 황금이 국제적 기축통화일 수 없는 이유, 중동 석유가 미국 달러에 미친 영향, 일본 경제가 1990년대 장기 침체에 빠진 이유, 한국이 IMF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이유, 아시아 금융 위기의 배후 조종자들의 정체 등을 밝히며 미래에 세계 경제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다.
일각에 있어서는 쑹훙빙의 ‘국제 금융재벌에 관한 이야기’가 지나치게 음모론으로 몰고 갔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화폐전쟁>은 객관적 증거를 제시한 역사적 서술이 전체 내용의 3분의 2를 차지할 정도로 냉정한 필치로 쓰여 있다. 그리고 경제 문외한인 독자들도 책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일 만큼 쉽고, 흥미진진하게 서술되어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21세기 핵무기인 ‘금융 공격’이 중국을 향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비단 중국에만 해당되는 가정이 아닐 것이다. 긴 경제침체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우리에게도 화폐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는 <화폐전쟁>은 미래의 ‘피 없는 전쟁’을 대비하기 위한 필독서라고 할 수 있다.
쑹훙빙 지음/ 차혜정 옮김/ 랜덤하우스 펴냄/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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