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가짜 유물 구입에 수십억 '펑펑'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08.08.13 11:32

감사원 감사 결과

- 전문가 검토 생략…전시 가치 없는 위작 다량 구매
- 해남군 공무원, 공룡화석 업체서 금품수수
- 강원도 박물관장, 카드빚 세금으로 갚아

수원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지역박물관에 전시할 유물과 유물 모형을 구매하면서 진품 여부와 규격 충족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전시가치가 없는 위작 및 불량 제품 구입에 수십억 원을 낭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옛 문화관광부와 국립중앙박물관, 지방자치단체에서 건립 또는 운영 중인 박물관을 대상으로 운영실태를 감사한 결과, 이 같은 문제점을 적발하고 관계 기관에 관련 직원들의 징계를 요구하고 지급한 매매대금을 회수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통보했다고 13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수원시 공무원 A씨외 2명은 개인수집가 B씨로부터 현재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역사박물관에 전시할 서예류 등 유물을 구입하면서 구매 적절성에 대해 관련 전문가의 검토를 받아야 함에도 이 절차를 생략한 채 7억5000만 원 상당의 유물 4000여 점을 구입했다.

감사원이 이 유물에 대해 전문가의 감정평가를 실시한 결과, 최소 160점(1억655만 원)이 전시나 소장 가치가 없는 위작으로 판명됐다.

남양주시는 향토사료관 유물 구입비로 5000만 원을 책정했다가 4980만 원이 남자 급히 집행한다는 이유로 전문가의 감정 평가 없이 유물을 구입, 삼국시대 마형토제품 등 1300만 원 상당의 4점이 위작으로 판명됐고 청와백자 용충 등 9점은 감정가보다 712만 원을 더 주고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익산시는 마한관에 전시할 유물 모형을 구입하면서 전문가의 자문 절차를 생략하는 등 검수 작업을 소홀히 한 해 규격에 현저히 미흡한 모형을 구입하는 데 4000여만 원을 낭비한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또 해남군 문화재 담당 공무원 C씨가 공룡박물관에 전시할 공룡화석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특정업체와 사실상 수의계약을 체결하고 업체로부터 754만 원 상당의 금품 및 향응을 제공받은 사실을 적발하고 C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C씨는 2003년 특정업체 대표이사 D씨와 사전에 공모해 공룡화석을 16억 원에 구입하고 8차례에 걸쳐 이 업체로부터 해외출장비 및 여름휴가비 명목으로 돈을 받고 유흥주점 등에서 접대를 받았다.

감사원은 D씨의 경우 네덜란드 중개상과 공모해 공룡화석 수입계약을 허위로 체결하고 이를 근거로 해남군에 납품할 공룡화석의 가격을 부풀려 부당이득을 취한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강원도 영월지역의 모 박물관장은 2006년 문광부와 영월군으로부터 지원받은 보조금 9200만 원 가운데 1691만 원을 자신의 카드대금 결제, 박물관 관리인 임금지급 등의 용도로 사용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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