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환율 상승 방치하나?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8.08.13 10:40
- 원/달러 환율 1037.6원, 5일째 상승
-"판단 어려운 상황" 정부 대응 아직없어
-"환율 급등에 단호한 대응" 의지 여전

지난달 7일 "물가안정을 위해 외환보유금을 풀어서라도 환율 상승을 잡겠다"고 공언했던 정부가 한달 남짓이 지난 지금 외환시장에서 서서히 손을 빼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물가상승 우려가 줄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글러벌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선 가운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을 유도하는 모양새도 정부에겐 부담이다.

그러나 환율이 갑작스레 오르는 것 역시 용인할 수 없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어서 환율 급등 때 재차 개입에 나설 가능성은 열려있다.

13일 오전 10시18분 현재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9원 오른 1037.6원을 기록 중이다. 5거래일 연속 오름세다. 그러나 당국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대응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국제유가 하락과 금리인상 등 물가를 둘러싼 상황들이 많이 바뀐 것은 사실"이라며 "세계적인 강달러 국면에서 우리나라만 환율을 누르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달 전에는 물가안정을 위해 무조건 환율을 낮추기만 하면 됐지만 지금은 보다 복잡한 생각을 해야 한다"며 "판단을 내리기에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까지 환율 하향안정을 유도하겠다는 정부의 공식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환율 급등을 용인할 수 없다는 것도 정부의 일관된 기조다. 강만수 재정부 장관은 5일에도 "하반기에는 물가 및 민생 안정에 정책의 최우선을 두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지나친 쏠림현상에 따라 환율이 비정상적으로 급등할 경우에는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추가적인 달러화 매도 개입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최소한 월평균 환율이 급등하는 경우는 막겠다는 게 정부의 의지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도 "1040원 근처에서 개입이 나오지 않으면 다시 위쪽으로 크게 오를 가능성이 있는 만큼 외환당국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정부는 환율이 시장수급에 따라 오르더라도 급등없이 느린 속도로 완만하게 오르는 모양새를 유도할 공산이 크다.

한편 정부는 미국 금융시장이 제한적이나마 안정세를 회복할 경우 글로벌 강달러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시장수급상 오히려 환율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경우 주식시장이 반등하고 외국인이 주식 순매수도 돌아서면서 원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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