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되살아난 '신용본색'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08.13 06:08

J.P모간·골드만 악재, 유가 호재 눌러… 3일만에 일제 하락

유가급락과 달러화강세로 잠시 잊혀졌던 금융시장 불안감이 살아나며 뉴욕증시가 사흘만에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유가는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유가하락이 신용경색과 경기침체를 모두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라는 인식이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39.88포인트(1.19%) 하락한 1만1642.47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15.72포인트(1.20%) 떨어진 1289.59를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탄탄한 지지력을 보이던 나스닥 지수 역시 9.34포인트(0.38%)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지수는 잠정치)

달러화 상승세도 엿새만에 숨고르기에 들어가 증시 탄력을 감소시켰다.
오전 한때 반등세로 돌아섰던 국제유가는 수요감소 전망이 잇따라 제기되며 다시 하락세로 방향을 잡았지만 근본적인 불안요인을 잠재우지 못했다.

다우 30종목가운데 23개가 하락했다. S&P500업종지수가운데 금융업종 하락폭이 4.5%로 가장 컸고, 이어 유틸리티가 2.1% 낙폭을 기록했다.

◇ J.P모간 골드만, 금융불안 일깨우다

신용경색으로 인한 손실이 비교적 적고, 시장입지가 상대적으로 강화됐던 골드만삭스와 J.P모간에 대한 악재가 금융주와 증시 전반에 직격탄을 날렸다.
골드만삭스는 6.1%, J.P모간은 9.48% 급락했다.

도이치뱅크의 마이크 마요 애널리스트는 이날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했다. 오펜하이머의 메리디스 휘트니는 골드만의 올해 이익전망을 주당 15.75달러에서 14.32달러로 낮췄다. 라덴버그 탈만의 리차드 보브는 16.25달러에서 14.60달러로 낮췄다.
신용경색과 증시 침체로 골드만의 강점인 투자은행(IB) 수익이 전성기에서 감소하고 있으며, 인수합병 업무 역시 이전처럼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부정적 평가의 이유가 됐다.
J.P모간은 3분기에도 모기지 관련 부실자산으로 인한 상각규모가 15억달러에 달할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위스 투자은행인 UBS도 자산 상각과 미국의 경매채권(ARS)관련 비용으로 4분기 연속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6.4% 급락했다. UBS의 2분기 순손실은 3억5800만 스위스프랑(3억2900만달러)를 기록, 전년동기 55억5000만 스위스프랑에서 적자전환했다.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인 2억5100만프랑도 웃도는 손실규모이다.
UBS는 전략적 유연성을 증대시키기 위해 3가지 사업부문으로 분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

45억달러 규모의 경매채권을 되살 것으로 알려진 모간스탠리가 6.37%, 세계 최대 금융그룹 씨티도 6.21% 급락하는 등 금융주가 일제 약세를 면치 못했다.
큰손 투자자 마이클 프라이스가 이날 금융주에 대해 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고 밝힌 점도 악재가 됐다.

◇ 유가하락, 자동차주는 선전


유가가 급락세를 이어가면서 GM 주가가 3.2% 상승, 블루칩을 지지했다. 포드자동차도 0.78% 상승세를 유지했다.
미 최대 항공사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모회사 AMR도 유가하락덕에 주가가 0.08% 강보합권을 유지했다. JP모간은 이날 유가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회복가능성을 이유로 AMR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사흘연속 하락, 종가기준 배럴당 113달러선으로 내려갔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1.44달러 떨어진 113.01달러로 마감했다. 이로써 WTI는 지난 3일동안 배럴당 7.01달러 하락했다.

세계 경기침체와 미국 등 주요 원유소비국의 수요감소 전망이 지속적으로 유가하라가하락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러시아가 그루지야 지역에서의 군사작전 종료를 선언한 점도 공급차질 우려를 완화시켰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발표한 8월 원유수급동향 보고서에서 지난달 국제원유 생산량이 하루 8780만배럴로 전달에 비해 89만배럴 늘었다고 밝혔다. 반면 올해 세계 원유 수요는 하루 8690만배럴에 머물 것이라며 기존의 전망치를 유지했다.
미 에너지정보국(EIA)도 올해 국제유가 평균치가 배럴당 119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달의 전망치 127달러에 비해 8달러가 내려간 것이다.
내년 평균유가는 기존전망치보다 배럴당 9달러 낮은 124달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러시아군의 그루지야 공격 중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닷새 연속 이어진 달러화 강세에는 제동이 걸렸다.
단기 급등에 따른 경계감이 작용한데다 미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살아났기 때문이다. 미 정부의 재정적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발표도 영향을 미쳤다.

12일(현지시간) 오후 3시38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14달러(0.09%) 상승(달러가치 하락)한 1.4924달러를 기록중이다.
엔/달러 환율도 0.74엔(0.67%) 하락(엔화가치 상승)한 109.32엔에 거래됐다.

이날 발표된 올 회계연도 미국 재정적자가 371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난 점도 미 경제 약세로 인한 달러 약세 전망이 고개를 들게 만들었다.

하지만 유가가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달러 하락폭은 더 이상 확대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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