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사면' 기업들, 성장동력에 박차

김창익 기자, 최석환 기자, 김지산 기자 | 2008.08.12 16:48

해외시장 공략, M&A, 신수종 사업 개발에 적극 나설 듯

현대차SK·한화그룹 등 건국 60주년 '8.15 특별사면'과 관련된 기업들은 이번 사면을 계기로 글로벌 현장 경영과 경제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대우조선 인수전 등의 현안 문제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이 광복절 특별 사면 대상에 포함돼 글로벌 현장 경영에 가속을 낼 수 있게 됐다.

정 회장은 지난 2006년 3월부터 시작된 배임 및 횡령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 여파로 해외 현장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지난 6월에는 파기환송심에서 법원이 집행유예와 더불어 30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선고하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기공식 참석을 취소했다.

미국 생산 현장도 마찬가지다. 2005년 5월 앨라배마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고 2006년 초에 현장을 다시 한번 찾은 이후 2년이 넘도록 그곳을 가지 못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이번 사면으로 다음 주말께 마무리지을 것으로 예상됐던 음성 꽃동네 사회봉사 300시간을 모두 채울 필요가 없어졌다. 이에 따라 11월로 예정된 브라질 완성차 공장 기공식 참석을 비롯, 해외 사업장 점검에 매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잔여 봉사활동 시간을 채울 의무가 없어졌지만 정 회장이 봉사활동을 계속할 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만간 SK C&C의 구주상장을 통해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한 뒤 신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M&A에 본격 나설 계획인 SK의 경우에도 이번 사면이 의미가 크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지난 11일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SK기술원을 방문, SK에너지의 신기술 및 신재생 에너지 사업 관련 R&D(연구개발) 현황과 SK㈜의 라이프사이언스 사업본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약 개발 사업 등 미래성장동력을 집중 점검했다.

이번 사면은 특히 올해 M&A(인수합병) 시장의 최대어인 대우조선 인수전을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M&A를 주관하는 산업은행이 아직 구체적인 매각방침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사주의 범죄사실이 비계량적 요소 평가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게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비록 도덕성 문제는 남았지만, 최소한 범죄 사실로 인한 감점의 부담은 덜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이번 인수전에 사활을 걸고 있고, SK그룹도 단독 참여는 아니지만 컨소시엄 경쟁구도에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와 관련 지난달 금융위가 두산그룹의 BNG증권중개 대주주변경 승인 심사에서 박용성 회장 및 오너일가의 분식회계와 횡령 등의 범죄사실이 2007년 사면과 함께 소멸된 것으로 인정, 두산의 대주주변경을 승인한 바 있어 M&A 시장에서 '사면=면죄부'란 공식이 성립됐다.

특히 이번 인수전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김승연 회장은 자신이 그룹 인수전의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김승연 회장은 12일 사면 발표 직후 자료를 내고, "이번 사면은 저를 경제인으로 다시 되돌려 주었다"며 "다시 태어났다는 각오로 대한민국 경제 살리기에 적극 동참해, 국가사회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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