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호주 총리가 챙긴 이구택 회장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 2008.08.12 16:25
지난 11일 저녁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케빈 러드 호주 총리 초청 경제 4단체장 만찬 행사.

전직 총리 등 정계, 재계, 관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지만 러드 총리가 '특별히' 챙긴 사람은 따로 있었다. 바로 이구택 포스코 회장이다.

러드 총리는 만찬 행사 시작 전 이 회장과 별도로 30분간 면담을 가진데 이어 만찬 답사에서도 이 회장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순서도 전국경제인연합회장보다 먼저 이 회장의 이름이 나왔다.

이같은 '특별 대접'은 호주와 포스코의 각별한 관계에서 비롯됐다. 세계적인 철강업체인 포스코는 원료가 되는 철광석의 70%, 유연탄의 50% 가량을 호주업체들로부터 구입하고 있다.

지난해 포스코의 원료 구입 비용은 철광석이 2조6882억원, 석탄이 2조2419억원이었다. 호주산의 비중을 감안할 때 포스코가 원료구입을 위해 호주 광선업체에 지불한 금액만 3조원 안팎에 달한다는 얘기다. 철광석과 석탄 가격이 올라 올해 호주 업체에 지불하는 원료구입비는 더 늘어난 전망이다.

호주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이렇게 크다보니 국가 정상인 총리도 반드시 챙겨야하는 '국가적인 고객'이 된 것이다.


주한호주대사관 관계자는 "단일 기업으로는 포스코가 호주의 최대 고객"이라며 "호주 총리들은 방한할 때마다 꼭 이 회장을 만나고 간다"고 전했다.

포스코 입장에서도 호주는 가장 중요한 국가 중 하나다. 원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철광석, 석탄 등 주요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철강업체의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원료 구매는 물론, 호주 광산업체에 대한 직접 투자에 적극적이다. 지난 6월에는 호주 광산업체인 맥아더콜의 지분 10%를 4억200만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현재 한-호 경협위원장도 맡고 있다.

한편 만찬장에서 만난 이 회장은 포스코와 관련한 면담 내용을 묻는 질문에, "국가 정상과의 만남이라 개별기업에 대한 얘기는 특별히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호주와 거래가 많은 포스코 입장에서는 대 정부 관계를 잘 만들어 놓은 것이 상당히 중요한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日 노벨상 산실' 수석과학자…'다 버리고' 한국행 택한 까닭은
  4. 4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
  5. 5 "남기면 아깝잖아" 사과·배 갈아서 벌컥벌컥…건강에 오히려 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