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 하락… 국내 자원개발 발목?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 2008.08.12 15:28
최근 들어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국내 광산 재개발 사업이 복병을 만났다. 국제유가와 함께 원자재값도 하락하기 시작해 광산개발 사업의 채산성을 판단하는 하한선에 근접하고 있는 것.

정부는 자원개발 탐사 단계부터 민간 자본을 참여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원자재값이 추가로 하락할 경우 민간기업들은 사업 참여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 아연 가격이 지식경제부와 광업진흥공사 등에서 추진하고 있는 '가곡광산' 재개발 사업의 채산성 판단 기준 가격에 근접했다.

앞서 광진공은 강원도 삼척시에 위치한 아연 광산인 가곡광산에 대한 투자설명회를 개최해 6개 업체로부터 투자의향서를 받았다. 이 광산은 1971년부터 15년 동안 62만t의 아연을 생산했지만 아연가격 하락 등으로 채산성이 낮아져 문을 닫았다. 그러다 최근 아연 가격이 상승하고 채광 기술이 발달하면서 광산을 다시 개발키로 한 것.

광진공은 민간기업들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3년간 사업성 검토를 벌인 뒤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민간업체들에 개발 참여권을 준다는 계획이다. 광진공은 다음달 업체들과 정식 계약을 체결하고 총 72억3500만원을 들여 10월부터 본격적으로 탐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투자설명회 당시 정부와 광진공은 이번 재개발 사업의 채산성 판단 기준으로 t당 아연 가격 1500달러를 제시했다. 그러나 지난달 11일까지만 해도 런던 금속거래소(LME) 현물 기준으로 2024달러까지 나갔던 아연 가격이 이달 11일 현재 1670.5달러로 떨어졌다.

한달새 17.46%나 하락하면서 채산성 판단 기준인 1500달러까지는 170.5달러밖에 안 남게 됐다. 게다가 베이징 올림픽 이후 중국의 경제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고 국제 유가도 추가 하락할 것으로 보여 아연 가격도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한 업체는 "매장량이 풍부하고 자원의 품질이 좋다 해도 국제 가격을 무시할 수는 없다"며 "국제 아연 가격이 투자 마지노선보다 낮아진다면 어느 업체라도 개발 사업에 참여하지 않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최근 국제 원자재값 하락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가곡광산 사업에 처음으로 탐사 단계부터 민간 자본을 참여시켜 성과를 본 뒤 국내 50여개 다른 광산도 비슷한 방식으로 개발할 계획이었다. 가곡광산 재개발 사업 성공 여부가 다른 국내 광산 개발 사업의 방향을 결정하는 이정표가 되는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자원개발에 민간기업의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가격이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며 "국제 원자재값 하락은 광산 개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광진공은 장기적으로는 원자재값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 사업 추진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광진공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아연 가격은 t당 2000달러 이상에서 형성될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라며 "그 때 그 때 변화하는 국제 가격에 장기적인 투자 사업이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화한 장비로 채광 비용을 낮출 수 있고 가곡광산에는 아연뿐 아니라 금, 텅스텐 등 다른 자원들도 상당량 매장돼 있어 채산성 확보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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