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만든 공든 탑, 중국이 무너뜨려

머니투데이 김주연 방송기자 | 2008.08.11 16:54

오늘 국내 증시..‘용두사미’ 격의 전강후약

여전히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 펀더멘탈, 여기에 올림픽 열기와는 별개로 5%대의 폭락을 보이고 있는 중국 증시가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오늘 코스피는 지난 주말 급등했던 미국 증시의 영향으로 크게 오르며 출발했지만, 장 마감을 앞두고 그 상승폭을 줄여 전 거래일 대비 0.79% 오른 1581.09에 장을 마감했다.
장 중 한때 1597대까지 오르며 1600선 진입을 노리던 것에 비해 허무한 결과다.

오늘 코스피의 이 같은 ‘용두사미’ 격 움직임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 약세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오늘 코스피는 주말 뉴욕 증시 급등의 영향으로 장 초반 크게 올랐지만 장 마감 직전 4% 이상 떨어진 중국 증시 영향으로 상승폭을 줄였다.”고 분석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수석연구원도 “오늘 코스피의 제한된 상승은 중국 증시 폭락의 영향이 가장 컸다.”고 말했다.

여전히 중국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을 보고 있는 외국인들이 중국 증시 폭락을 보며 매도 규모를 늘린 것도 오늘 코스피 상승을 제한했다.

그러나 중국 증시 급락만으로 오늘 시장의 변동성을 설명하기는 힘들다는 주장도 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오늘 시장을 보면 여전히 매매 주체들이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오전의 주가 상승은 그 재료에 비해 시장이 과하게 반응한 측면이 있었다”고 전했다.

서 연구원은 “사실 오늘 아침 코스피가 급등했던 것에는 지난 주말 미국 시장 급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었다”며 “그러나 미국 시장 급등의 재료가 유가 하락 외에는 특별히 없고, 유가 상승이 지금까지 경제를 붙잡았던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존재하는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장 막판의 상승폭 반납은 전반적으로 장을 돌릴만한 힘이 있느냐하는 시장의 회의감이 빚어낸 결과라고 볼 수 있다는 것.

이 같이 대외적인 재료들에 흔들리며 변동성 큰 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국내 증시에서 오늘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인 업종은 그간 꾸준히 떨어졌던 IT와 자동차, 증권, 건설 업종이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유가 등 상품가 안정과 달러 강세가 이와 관련된 IT, 건설주 등을 끌어 올렸지만 반대로 그 동안 달러 약세와 이머징 마켓의 도움을 많이 받아오던 조선, 철강, 해운주 등은 오늘 많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배 연구원은 “특히 철강주가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 오늘 장 후반 투자심리를 많이 위축시켰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오늘같이 한 두가지 대외적 호재와 악재에 춤추듯 움직이는 국내 증시 모습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증시가 대외 재료와 개별 종목들에 의한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개인과 외국인 모두 단기적인 차익 실현을 염두에 둔 매매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외국인은 여전히 한국 시장에서 무엇을 팔면 좋을지를 고민하지 무엇을 사야 좋을지를 묻지는 않는다”며 “매수세를 보이다가도 지수가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면 특정 종목을 중심으로 팔고 또 다시 사고 하는 식의 매매 패턴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연구원은 덧붙여 “14일로 다가온 옵션 만기일에 매도 물량이 최소한 1조원 정도는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누가 그 물량을 다 소화 해낼지 모르는 상황에서 각 매수주체들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덤비기는 힘들다”고 말해 적어도 이번주 까지는 시원한 상승세를 기대하긴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2. 2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3. 3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
  4. 4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5. 5 우리 동네 공인중개사들은 벌써 느꼈다…"집값 4%대 하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