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펀드수익률만 쫓으면 상투잡아요"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 2008.08.10 16:20

원자재가격 급락..1개월새 원자재, 중국-인도 펀드 희비 엇갈려

주부 신모씨(45)는 지난 7월 초 가입했던 인도펀드를 일부 손절매하고 원자재펀드로 갈아탔다. 올 상반기 원자재펀드는 독보적인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지난해 대박의 주인공이었던 인도펀드는 20%대의 손실로 '꼴찌'를 면치 못하고 있었기 때문.

그러나 불과 한 달 새 연내 2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유가는 115달러대까지 내려앉았고 옥수수, 은 등 다른 상품가격도 하락하면서 원자재펀드의 1개률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원자재 상승세를 타고 펀드 손실을 줄이겠다는 계획과 반대로 신씨는 되레 원금만 더 까먹게 된 셈이다.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해외펀드 단기 수익률이 급변하고 있다. 특히 원자재 가격이 춤추면서 원자재섹터펀드 뿐만 아니라 원자재 관련 펀드인 러시아와 브라질펀드는 손실을 내기 시작한 반면 중국, 인도펀드는 낙폭을 줄여가는 추세다.

펀드평가사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7일 현재 원자재섹터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14.3%, 러시아와 브라질펀드는 각각 -16.4%, -4.61%로 급락했다. 이에 반해 이 기간 플러스를 낸 펀드는 인도(10.24%)와 친디아(3.22%), 중국(1.47%) 등이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상반기 펀드 수익률을 결정한 건 원자재 가격이었다"며 "유가가 하락하면서 단기적으로 주가 흐름이 바뀌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사들도 월간 펀드 투자 전략을 변경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8월 펀드투자전략 보고서에서 러시아펀드에 대해 "자원국수주의 행보가 해외 투자자들의 우려감을 확대시켰고 유가도 하향 안정화하고 있다"며 투자 매력도를 한단계 하향했다. 반면 굿모닝신한증권은 "원유수입비중이 큰 특성상 유가 급등의 진정은 재정, 물가에 긍정적"이라며 중국과 인도의 투자 매력도를 높였다.

가뜩이나 변동성이 높은 원자재 가격이 증시 향방을 결정하는 현 시점에서 섣불리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건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신씨처럼 과거 수익률만 믿고 근거없는 갈아타기를 하는 건 손해만 키울 수 있다고 충고하고 있다. 수익률은 과거 성과일 뿐 미래 이익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상식'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투자자들은 여전히 수익률을 펀드 선택의 가장 중요한 잣대로 삼고 있는 게 현실이다.

박 연구위원은 "해외증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고 과거 수익률에 현혹돼 해외펀드에 투자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은 특정 증시를 예측하기보다는 브릭스나 글로벌 이머징펀드와 같은 지역군에 중장기 전략으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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