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그루지야 충돌, 국제유가 '지뢰' 부상하나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08.09 06:21

석유수송 요충지', 장기화시 공급차질 가능성

'남오세티아 공화국'의 독립문제를 두고 석유 수송 요지인 그루지야공화국의 러시아와 '전쟁'상황에 직면했다.
석유수송 요충지인 그루지야가 무력충돌에 휩싸이면서 모처럼 하락세로 돌아선 국제유가에 새로운 '지뢰'가 부상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BTC 송유관, 카스피 원유 유럽수출 '동맥'

그루지야는 우크라이나·아제르바이잔·몰도바와 함께 카스피 해의 석유를 자국 영토를 통해 수송해 이익을 나누고 있다.

바쿠(아제르바이잔)-트빌리시(그루지야의 수도)-세이한(터키)으로 연결되는 송유관(BTC)은 카스피해 원유를 지중해를 통해 유럽으로 수출하는 '동맥'이다. 세계 원유 수요의 1%, 하루 약 100만배럴의 원유 수송을 담당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약 100km가 남오세티아를 지나가고 있다.

그루지아로서는 남오세티아 공화국이 독립할 경우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남오세티아는 러시아내 북오세티아와 합병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 할 경우 석유수송로 상실은 물론, 흑해와 카스피해의 풍부한 자원도 포기해야 할 상황이다.
러시아는 그루지야의 친서방정책을 견제하기 위해 남세티야와 또다른 자치공화국인 압하지야 독립추진을 공언해왔다.
러시아와 그루지아의 충돌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석유 공급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은 이 같은 역사적 배경때문이다.

◇ 장기화·격화될 경우, 유가·증시에 영향력 예상

양측의 충돌은 8일 국제유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배럴당 전날대비 4.82달러 떨어진 115.20로 마감, 3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달러화가 유로대비 5개월래 최고수준으로 급등하면서 대체 투자자산인 원유로부터 투기성 자금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에너지 애널리스트들은 그루지아의 분쟁이 지속 내지 격화될 경우 그루지야를 지나는 카스피 지역 원유수출에 차질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페트로 매트릭스의 애널리스트 올리비어 재콥은 "시장은(달러 강세로 인해) 트빌리시 파이프라인 화재와, 러시아-그루지아 분쟁을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강세와 이로 인한 증시급등세가 진정되면 원유 공급차질 우려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경우 조그만 변수에도 급등락할 정도로 변동성이 커진 국제유가가 다시 급반등, 국제 시장에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날 국제유가가 터키지역내 BTC 송유관에 대한 쿠르드반군(PKK)의 공격으로 인한 화재로 하락세를 멈추고 일시 반등한 점은 BTC 송유관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러시아와 그루지아의 '전면전'은 터키내 쿠르드반군의 공격보다 훨씬 심각한 영향을 미칠수 있다.

분쟁의 심각성에 대한 우려는 일부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날 달러화에 대한 루블화 가치가 8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고 러시아 주식 시장도 폭락했다.
한편 국제신용평가회사인 피치는 이날 그루지야의 국가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한등급 하향하고 추가하향 가능성을 의미하는 '부정적 관찰대상'에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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