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환율 '11.4원' 급등

머니투데이 이승우 기자 | 2008.08.08 15:57

(상보)1027.9원 마감, 한달래 최고

환율의 고삐가 풀렸다.

외환당국이 공식 개입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환율은 11.4원 급등했다. 유로화와 엔화 포함 주요국 통화 약세 분위기에 원화도 비껴나갈 수 없었다.

한편에서는 정부가 금리 인상 이후 환율 상승을 일부 용인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4원 급등한 1027.9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8일 1032.70원을 기록한 이후 한 달 이래 최고다.

이날 1019.3원으로 시작한 환율은 오전 중 상승 잠재력을 키우고 있었다. 증시 하락과 유가 반등에 더불어 역외가 대규모 달러 매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유로와 엔화, 그리고 주요 아시아 통화 약세에 역외의 원화 약세 기대 강도도 높아졌다. 정부도 이를 감지 1019원선에서 매도 호가 주문을 내놓는 알박기식 개입을 단행했다.

외국계 은행 딜러는 "역외가 전날 NDF(차액결제선물환) 시장에서부터 대규모 매수에 나섰고 서울 시장에서도 꾸준히 샀다"면서 "당국은 1019원선에서 알박기 개입을 했다"고 말했다.

오후 들어 당국은 알박기 개입을 중단, 환율 추가 상승을 용인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글로벌 강세에 따른 주요 통화가 약세를 보이자 무리한 개입을 자제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글로벌 달러 초강세의 흐름 속에 당국도 큰 추세의 변화를 거스르기는 힘들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1020원대로 올라선 환율 상승세는 더욱 거침없었다. 한때 1028.4원까지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자 외환당국은 공식 구두개입에 나섰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지나친 쏠림현상에 대해 대응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두개입에 이어 실개입 물량이 적극적으로 유입되지 않으면서 환율 상승세는 잠재워지지 않았다.

이날 외환당국이 적극적으로 실개입에 나서지 않은 것에 대해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이후 환율 상승을 일부 용인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다.

외국계 딜러는 "전날 금리를 올리면서 당국이 환율 쪽에서 시장 수급에 맞춰 상승을 조금 허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다음주 1040원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승지 연구원은 "향후 글로벌 달러 강세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당국도 추세를 거스르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예상했다.

현물환은 79억7750만달러가 거래됐다. 시장평균환율(MAR)은 1023.30원으로 고시됐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2세 신발 만든 지 5개월 만 파경…지연, 황재균 흔적 싹 다 지웠다
  2. 2 33평보다 비싼 24평…같은 아파트 단지인데 가격 역전된 이유
  3. 3 "명장 모셔놓고 칼질 셔틀만" 흑백요리사, '명장·명인' 폄하 논란
  4. 4 티아라 지연·황재균 이혼 인정…"성격 차이로 별거 끝에 합의"
  5. 5 "국민 세금으로 '불륜 공무원 커플' 해외여행" 전남도청에 무슨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