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융권 ARS 재매입, 또다른 위기 잉태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08.08 14:14

씨티그룹 메릴린치 판매한 ARS 되사기로…부담으로 이어질 듯

씨티, 메릴린치 등 대형 은행들이 미 사법 당국의 압력으로 고객에게 판매한 경매채권(ARS)을 되사들인다고 밝혀 가득이나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금융기관에게 또다른 부담이 되고 있다.

뉴욕주 검찰당국은 ARS의 위험성을 투자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불완전판매 혐의를 들어 씨티그룹, 메릴린치 등 주요 은행들을 제소할 예정이라며 압박을 가했다. 스위스 투자은행인 UBS에 대해서는 지난달 말 제소를 결정했다.

결국 씨티그룹과 메릴린치는 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개인투자자와 자선단체 중소기업 등 고객들에게 판매한 ARS(Auction Rate Securities)를 각각 75억달러, 100억달러 어치 되사기로 검찰과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상황인 UBS,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간체이스, 골드만삭스 등도 곧 ARS 재매입에 나설 것으로 보여 금융기관들의 손실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ARS는 경매를 통해 일정 주기마다 금리를 재조정하는 채권이다. ARS는 경매가 자주 열리기 때문에 장기채에 비해 유동성이 풍부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신용위기가 심화, 경매가 잇따라 실패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올 초부터 ARS 경매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지금까지 월가 투자은행들이 발행한 ARS는 3300억달러에 달한다.

문제는 신용위기로 ARS 시장이 침체되면서 모든 채권을 되파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결국 이들 기관은 고객들로부터 되사들인 ARS를 대부분 상각 처리할 가능성이 크다.

스튜어트 플레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 신용담당 애널리스트는 "ARS 재매입은 은행들의 재무구조에 추가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은행들은 이를 상쇄하기 위해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등 자금 모집에 나서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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