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BOE, 인플레보다 성장 우려로 전환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08.08 10:03

경기둔화우려로 금리 인상 대신 동결 선택…향후 동결 가능성↑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이 인플레이션보다 경제 성장 둔화에 더 많은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그동안 인플레이션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던 ECB와 BOE가 최근 지표 악화로 경기침체(Recession) 가능성이 확대됨에 따라 인상을 포기하고 금리 동결을 선택했다.

ECB와 BOE는 7일(현지시간) 각각 정책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각각 4.25%와 5%로 유지했다. 최근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은 특히 유로존 15개국의 경제 및 신뢰가 악화되고 있슴을 반영해왔다.

독일과 이탈리아의 월간 산업생산 지표는 지난 6월 각각 0.2%, 0.1% 증가하는데 그치면서 침체 우려를 키웠다. 특히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의 2분기 성장률이 전분기대비 마이너스 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로존의 침체 위기감은 심화되고 있다.

독일은 지난 1분기 성장률이 전분기대비 1.5%를 기록하며 유럽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1.5%에서 마이너스 1%로 전환될 경우 유럽 경기침체가 가시권에 들어설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영국 경제도 위기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영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1.1%로 삭감했다.

이러한 경제지표 악화를 의식한 듯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금리 동결 발표 직후 "7월초 정책회의를 개최한 이후 유로존의 경제성장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현재로선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없음을 시사했다.


트리셰 총재는 "중기 경제 활동이 매우 약하다"면서 "글로벌 경제가 신용위기, 여전히 높은 원자재 가격 등으로 둔화되는 가운데 3분기에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의 금리 정책은 인플레이션과 경제 지표 전개 과정 여부에 좌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빈 킹 BOE 총재 역시 이날 회의에서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를 밝혔다.

이를 두고 경제전문가들은 ECB와 BOE가 인플레이션보다는 경기둔화 쪽에 더 비중을 두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닉 코니스 포르티스 이코노미스트는 "성장이 예상보다 둔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밝혔다. 그동안 포르티스는 ECB가 10월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말콤 바 JP모간 이코노미스트도 "영국 뿐만 아니라 유로존의 경제 성장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CB가 금리를 동결했다는 소식으로 유로화는 약세를 기록했다. 이날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보다 0.55% 떨어진 1.5323달러로 장을 마쳤다. 특히 올해 안으로 ECB가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이날 유로화 약세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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