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신용 위기, 신용카드업계 확산 가속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08.08.08 11:25

메리디스 휘트니 '안전지대 아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문으로 시작된 미국 내 신용위기가 신용카드업계로 빠르게 전이되고 있다.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7일 미국 최대 신용카드 회사 아메리칸익스프레스에 대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신용경색으로 아멕스의 자산가치 하락과 카드대출 연체 증가가 우려된다며 아멕스와 관련 자회사들을 '부정적 관찰대상' 리스트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또한 아멕스의 장기신용등급이 현행 'A1'에서 한등급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도 지난달 아멕스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negative)으로 낮췄다. 이는 신용등급을 하향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해석된다.
이 같은 신용평가기관들의 연이은 경고 메시지에 신용카드사의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던 아멕스의 경영위기가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 고소득 고객 많은 아멕스까지 흔들

상대적으로 신용수준이 높은 고소득층을 주 고객을 삼아왔던 아멕스는 그동안 신용위기에서 한발 비껴서 있었다. 신용위기의 진앙지인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신용 수준이 낮은 서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모기지 대출이었기 때문.

실제로 아멕스는 카드 발급 시 소득수준과 신용등급을 엄밀히 평가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있다.

그러나 이번 무디스의 아멕스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 발표로 신용위기가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프라임 모기지(우량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미국 경기 둔화, 주택시장의 침체 지속 등으로 고소득의 모기지 대출과 카드대금 연체가 급증하면서 신용 경색은 신용카트사와 자동차 할부금융 등으로 번지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달 발표된 아멕스의 지난 2분기 실적에서 이미 조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아멕스의 2분기 순익이 전년대비 38% 급감한 6억5300만달러를 기록한 것.

◇ 휘트니, "주택가격 하락으로 고소득층도 어려움 겪고 있다"


월가의 족집게로 손꼽히는 오펜하이머의 메리디스 휘트니 애널리스트는 무디스의 이번 발표에 대해 "주택 침체의 전반적인 영향이 아멕스의 고소득층 회원들 신용도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전형적으로 고소득층은 경기 침체에도 잘 견디지만, 주택 가격하락은 소비자들의 순자산에 있어 심각한 손실을 초래한다"고 강조하는 등 더이상 신용카드사도 신용위기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전망을 내놨다.

비자(VISA)와 마스터스카드에 이어 상대적으로 고소득층 고객들을 확보한 아멕스까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신용카드사의 위기는 점차 확산될 전망이다.

아멕스 경영진도 이 같은 상황을 부인하지 않았다. 아멕스의 케네스 체놀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1일 "연체되거나 상환이 되지 않는 카드대금이 올해 증가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아멕스는 이와 함께 올해 4~6%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던 주당순이익(EPS) 목표를 철회했다.

◇ 늘어가는 신용카드 대출로 향후 카드사 경영상황 더욱 비관적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신용카드 사용은 증가하고 있다. 주택 시장 침체로 주택담보 대출이 여의치 않은 상황 때문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 6월 소비자 대출금이 143억달러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5월의 81억달러에 비해서도 거의 두 배 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신용카드 대출이 늘면서 연체나 비상환 대출금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여 향후 신용카드사의 경영상황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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