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中企, 금리인상에 한숨만…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 2008.08.08 09:20
"다들 죽을 맛이죠. 엔젤투자자는 눈 씻고 봐도 없고, 프리보드에선 당최 거래가 없고…. 힘들게 코스닥 상장해도 주가는 반 토막이니."

30대 후반의 한 정보기술(IT)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의 하소연이다.

지난 7월 프리보드시장에 상장한 이 업체는 1년이 지난 지금까지 투자자를 찾지 못해 운영자금 확보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올해는 좀 나아질까 기대했지만 상황은 점점 더 어려워졌다.

이 CEO는 "벤처기업협회에서 동료 CEO들을 만나면 한마디로 다들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벤처기업을 포함해 중소기업들은 자금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엔젤투자자가 선뜻 나서주면 좋겠지만 벤처캐피탈도 불황에 몸을 사리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손 벌릴 곳은 은행밖에 없다. 7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8월 4.75%에서 5.00%로 인상한 후 12개월 만이다.


한국은행이 정책금리를 높이자 시중은행들도 기다렸다는 듯 예금금리를 0.2~0.5%포인트 인상할 계획을 내비쳤다. 대출금리 인상은 당연지사다.
 
금리인상으로 물가는 잡을 수 있을지 몰라도 중소기업들의 한숨은 깊어만 간다. 내수와 투자부진까지 심화되면서 자금수요는 늘어나는데 금리가 올라가니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절대 다수인 96%는 현 경제상황을 '위기'라고 인식하고 있다. 금융비용 부담 증가가 자칫 기댈 언덕이 없는 중소기업의 경영의욕을 꺾지 않을까 우려된다.

"언제는 뭐 안그랬나요? 불황 오면 먼저 죽어나는 건 중소기업이죠." 어느 때보다도 중소 기업인들의 기를 살려주고 금리운용 정책을 안정화하는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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