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특위 '韓총리 출석' 논란 또 '파행'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08.08.07 17:21

(상보)주미대사관 문서검증 취소...이태식 대사 청문회 증인 출석시키기로

국회 쇠고기 국정조사특위 전체회의가 7일 또 '파행'을 겪었다. 국무총리실 기관보고에 한승수 총리가 일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않은 탓이다.

한 총리의 불참으로 기관보고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해 여야는 오는 11일 다시 특위를 열어 국무총리실과 외교통상부, 보건복지가족부에 대한 기관보고를 받기로 했다.

이날 특위는 초반부터 파행으로 얼룩졌다. 민주당이 한 총리의 불출석을 문제 삼자 한나라당이 반박에 나서면서 개의한 지 40여분 만에 특위가 정회되는 소란이 빚어졌다.

민주당 간사인 김동철 의원은 개의 직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지난 1일 회의에서 총리실로 보고기관을 변경해 총리에게 질의하기로 간사간 합의가 됐는데 지금 이 자리에 한 총리가 나와 있지 않다"며 최병국 위원장에게 경위 설명을 요구했다.

그러자 최 위원장은 "나도 사전에 아무 얘기 없이 (한 총리가) 참석을 안 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총리 답변을 들을 방안에 대해 여야 간사들이 합의해 달라"고 했다.

조중표 국무총리실장은 "과거 상임위나 특위에 총리가 참석한 전례가 없다. 이런 관행이 지켜지길 바란다"고 양해를 구했다. 조 총리실장은 "한 총리는 지금 오래 전에 일정이 잡힌 새만금을 방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발끈하고 나섰다. 강기정 민주당 의원은 "'오십시오'하는 총리는 오지 않고, '오지 마십시오'하는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오겠다는 하는 이런 방자한 정부가 어딨느냐. 국회를 무시하는 거냐"고 따져 물었다.

강 의원은 "총리를 증인으로 채택하든, 오후 6시 이후에 기관보고를 받기를 요구한다"고 했다.


같은 당 양승조 의원도 "(최병국) 위원장과 간사가 우리를 우롱한다는 느낌이 든다"고 격언을 쏟아냈다. 그러자 최 위원장이 "그런 말이 어딨느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여야 의원들 사이에 고성과 설전이 오갔다.

결국 특위는 불쾌감을 감추지 못한 최 위원장이 "간사끼리 얘기해보라"며 의사봉을 두드려 정회됐다. 40여분 만에 특위가 파행하는 사태가 벌어진 셈이다.

소란은 오후 재개된 회의에서도 계속됐다. 한나라당은 "관례상 예결특위, 본회의를 빼면 단 한번도 총리가 출석한 적이 없다(김기현 의원)" "스케줄이 잡힌 대로 일정을 일단 진행하자(나경원 의원)"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특위에 총리가 참석한 관행이 없기 때문에 여야 간사가 '특별히' 부르기로 합의한 것(양승조 의원)" "국정조사 특위를 일반 상임위로 보는 건 잘못(김우남 의원)"이라며 문제 제기를 계속했다.

강기정 의원은 "한 총리의 불참은 국회법을 무시한 것이다. 법대로 처리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위는 결국 기관보고를 진행하지 못한 채 11일 회의를 다시 열기로 했다. 한편, 여야는 11일로 예정됐던 주미 한국대사관을 대상으로 한 미국 쇠고기 수입 협상 관련 문서검증을 취소하는 대신 이태식 주미 대사를 18~19일 열리는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시키기로 합의했다.

한편, 지난 1일 열린 쇠고기 국조특위에서도 협상 당사자였던 민동석 전 농림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의 '미국 선물' 발언이 논란이 돼 회의가 파행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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