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늦었다? 성급했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08.08.07 17:23
-고유가 영향 지속…2~3개월 전에 했어야
-물가 하락 요인 있는데 성급한 것 아니냐
-정부, 일자리 창출 등 신경써야


한국은행이 1년만에 금리를 인상했다. 뛰는 물가를 잡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내수부진이 심화된 상황에서 금리를 성급하게 올린 것이 아니냐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리인상, 오히려 늦었다=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9%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다. 물가 상승이 가팔라지면서 실질금리는 제로(0)로 떨어졌다.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있지만 당분간 고유가 영향에서 벗어나기 힘든 점도 금리인상을 강요했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8~9월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너무 늦은 금리인상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1월부터 3.5%이상 올랐기 때문에 선제적 대응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들어 국제 유가가 내리면서 시기를 놓친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은 "경험해보진 못한 저물가에서 벗어나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금리인상 요인은 이전부터 있었다"며 "2~3개월전에 올렸으면 효과가 더 좋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


◇꼭 지금이어야 했나=물가 및 민생안정에 올인한 정부는 금리인상을 내심 반기면서도 지금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었으냐라는 반응이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환율도 안정되면서 물가가 하락할 요인이 있는데 금리를 올려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지난 5일 민관합동 '물가 및 민생안정 차관회의'에서 김동수 기획재정부 차관은 "최근 들어 원유 및 곡물가 등이 의미있는 수준의 하락을 보였다"며 "떨어진 낙엽 하나를 보고 가을을 느낀다라는 '일엽지추'가 최근의 물가 상황을 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물가 상승 압력이 줄어들면 정부는 성장 드라이브를 재가동하는 등 정책의 폭을 넓게 가져갈 수 있다.

이날 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일자리 창출 및 성장잠재력 확충 노력을 지속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민생활 안정에 정책의 우선을 두겠지만 성장도 포기할 수 없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실장은 "금리인상이 경기에는 아무래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며 "정부는 고용창출에 신경써 근로소득을 늘려 금리인상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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