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약가재평가시 미국 약가 빼라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 2008.08.07 14:19
감사원이 보건복지가족부에 약가재평가의 참조국 중에서 미국을 제외하거나, 미국의 약값 기준을 재산정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감사원은 7일 발표한 '감사결과 처분 요구서-국민건강보험 약제비 관리실태'를 통해 현행 약가 재평가 제도를 통한 약가 인하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감사원은 재평가 기준이 되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일본 등 7개 국가(이하 A7) 가운데 미국의 약가가 실거래가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복지부 산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보험적용이 된 의약품에 대해 3년마다 한번 씩 재평가를 통해 약가를 재조정하고 있다. 이때 참조하는 가격은 'A7 조정평균가'로 이중 미국을 제외한 6개 국가는 실제 의료보험 상환가격이 반영된다.

다만 미국은 다른 국가와 달리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의료보험이 없어서 심평원은 미국의 약가책자인 '레드북'에 나온 도매평균가격(AWP)를 쓰고 있다. 그러나 AWP는 실제 거래되는 가격이 아닌 제약사에서 신고한 가격, 즉 희망가격이라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AWP는 미국에서도 실거래가를 반영하지 못하는 높은 가격이라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5년 6월 발표된 미국 의회예산국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실제 구매자가 지불하는 가격은 AWP의 41~79%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미국 노인의료보험 등에서는 2005~2006년부터 AWP 대신 평균판매가격(ASP)을 보험상환 기준으로 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ASP란 분기별로 제약사에서 판매한 총액을 판매한 총량으로 나눈 가격으로 리베이트, 현금할인, 할증 등을 모두 반영한 실거래가격이다.


감사원은 캐나다도 미국의 AWP 대신 연방조달기준가격(FSS)를 참조하도록 권고하는 등 2007년 11월 현재 AWP 자체를 약가결정기준으로 삼고 있는 외국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미국 내 여러약가 중 가장 높고 실거래가와 차이가 큰 AWP를 적용한 A7 조정평균가를 기준으로 약가재평가를 하고 있어 약가 인하효과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지난 2007년 약가재평가 과정에서 항암제 OO캅셀 100mg은 A7 가격이 2만3387원으로 보험등재가격이 2만3045원보다 높아 약가인하를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만일 미국 내 실거래가인 FSS나 국공립병원(빅4) 가격을 기준으로 했다면 각각 438원과 1059원 약가 인하가 가능했으며, 2006년 청구금액을 기준으로 해마다 8억2000만원과 20억원 보험재정 절감효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따라서 감사원은 "AWP 대신 미국내 대표적인 의약품 실거래가를 약가재평가에 활용할 수 있는 가격을 선정하거나, 그럴 수 없다면 미국을 참조국에서 제외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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