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가 1500선까지 위협받으면서 주식형펀드가 손실을 낸 것과 달리 최근 국고채 3년 금리는 하락해 채권형펀드 수익률은 플러스권을 유지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6일 현재 순자산 100억원 이상 채권형펀드 82개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0.72%로, 같은 기간 -2.16%를 기록한 국내주식형펀드와 대비를 이뤘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채권형펀드 2.97%, 주식형펀드 -19.3%으로 차이가 더 벌어진다.
박성진 삼성투신 채권운용1팀장은 "특히 단기 금리는 오를 수밖에 없어 단기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는 만기시 수익률이 예상보다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시사해 온 만큼 채권시장에선 이를 이미 반영했다는 견해도 있다. 양은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현재 국고채 3년 금리는 5.68%로 6%대까지 오를 여지는 있지만 금리 인상을 이미 반영한 측면이 많아 상승폭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에선 이번 금리 인상이 '일회성' 성격이 짙다고 보고 있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이 떨어지는 추세인 반면 경기 침체 우려는 커지고 있어 연내 금리를 또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콜금리는 5.25%로 영국(5%)과 유럽(4.25%), 미국(2%)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현재 금리가 고점이라면 오히려 지금이 채권형펀드에 투자할 기회로 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박 팀장은 "경기가 장기적으로 둔화세에 있다는 건 분명하지만 한국은행의 이번 금리 인상 목적은 기대 인플레이션 진화"라며 "인플레가 오르면 추가 금리 인상도 가능하기 때문에 더 이상 금리 인상이 없다는 일방적인 컨센서스에 따라 투자하는 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양 위원은 "한국은행이 한 번 더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어 금리가 고점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3분기쯤 금리 추이를 확인한 이후 듀레이션이 짧은 단기 채권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가뜩이나 작아진 채권형펀드의 규모가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금리 변동성이 높은 데다 기대수익률도 6~7%에 불과해 그동안 채권형펀드는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아온 게 사실. 2003년 65조원에 달했던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현재 40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전체 펀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에 못 미친다.
서준식 SH자산운용 채권운용1팀장은 "규모적인 측면에서 지금이 채권형펀드의 한계상황으로 판단된다"며 "콜금리가 더 올라 현재 6%후반에 이른 예금금리가 더 높아진다면 채권형펀드가 더 소외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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