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금리인상과 증시 전략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8.08.07 17:04

악재 선반영 증시 '선방'… 유동성 풍부해 반전 여건 갖춰

한국은행이 7일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한 것은 '깜짝쇼'처럼 여겨졌다. 미국에 이어 한국에서도 금리를 현수준으로 동결할 것이란 공감대가 컸다.

하지만 한은은 물가안정을 선택했다. 중앙은행의 본질적 설립목적이 '물가안정'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 치솟는 물가 그리고 앞으로 오를 물가를 고려한 정공법을 택했다.

그동안 채권시장에서는 한은이 8월에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점쳐왔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향후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언질이 나오면서 채권금리는 올랐다. 국고채권 3년물 금리는 7월 금통위 이후 6.17%까지 치솟았다. 이후 채권금리는 다시 내림세로 돌아서 이날에는 5.6%대로 낮아졌다.

이는 채권시장에서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선반영하고 7월 중순 이후 먼저 움직인 측면이 크다. 이후 채권금리가 하락한 것은 9월에는 또 한 번의 기준금리의 추가인상이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을 수 있다.

주식시장도 이미 8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견해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신용위기의 완화와 국제유가의 상승세 둔화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7월 중순 이후 1500선 중반에서 맴돌았다.

게다가 7일 금통위의 금리인상 소식에도 불구하고 이미 금리악재를 반영한 국내증시는 1%도 되지 않는 하락률로 선방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통화정책방향 전문에서 기준금리 인상배경 가운데 하나로 수출실적이 꾸준히 좋아질 것이라는 측면을 강조했다. 지난 5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의 '2008 하반기 무역환경 및 수출입 전망'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올 하반기(7~12월)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17.4% 증가한 2276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신용경색 우려가 다소 잦아들고 있고, 원유를 비롯한 상품가격도 상승추세가 꺾인 가운데 원/달러 환율만 적정 수준에 머물러준다면 국내경제는 숨통이 트일 공산이 크다.

한국은행은 이날 또 "시중 유동성은 풍부하고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는 제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한파를 겪는 마당에 풍부한 유동성이 금리인상 악재를 선반영하고, 글로벌 환경이 우호적으로 돌아서면서 실적개선에 기반을 둔 국내증시로 자금이 집중될 가능성도 열려있는 셈이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향후 증시가 상승 반전할 여건은 갖춰진 셈이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리인상으로 가계 이자부담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에 내수주보다는 수출주의 상대적 수혜를 예상했다.

하지만 수출주의 반등도 거세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경기가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출주 수혜도 실제로는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했다.

은행주와 건설주는 보수적인 입장에서 접근할 것을 권유했다.

심 팀장은 "은행주는 과거 금리인상의 수혜주였지만 과거와 달리 금리인상 발표 후 여신금리가 아닌 다음주 수신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은행권의 자금상황 좋지 않음을 반영하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예대마진 확대보다 자금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이번 금리인상의 수혜로 보기에는 제한이 있다는 것이다.

건설주는 금리 민감도가 높은 업종이기 때문에 보수적인 입장의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업종별로는 금리인상과 옵션만기 수급부담이 적은 필수소비재와 유틸리티, 제약 정도가 적절할 것으로 심 팀장은 판단했다. 이어 수출주도 환율의 움직임과 글로벌 경기의 완화를 염두에 두고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경제는 수출보다는 인플레이션에 기인한 내수부진에 시달리고 있다"며 "중기적인 관점에서는 금리인상을 통한 물가 안정이 긍정적인 요인도 기대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수출주 중심의 투자가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금통위가 올해 안에 물가안정을 위해 한차례 더 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글로벌 환경을 감안한 투자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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