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인수후보 "국민연금 모셔라"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최석환 기자 | 2008.08.08 09:24

1조 이상 투자, 영향력 막강..인수전 초반 승부처될 듯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나선 기업들이 최대 재무적 투자자인 국민연금 유치를 놓고 격돌하고 있다.

1조원 이상의 뭉칫돈을 끌어올 수 있어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이번 인수전의 초반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대우조선 인수전에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자할 계획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대우조선 인수전과 관련, "투자금액은 1조원, 혹은 그보다 약간 많은 수준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인수 시너지, 성공 가능성, 수익률을 포함한 투자 조건 등 3가지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 인수전에는 6조원 이상의 막대한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따라서 국민연금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쪽이 이번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국민연금의 뭉칫돈이 들어올 경우 추가로 조달해야할 자금이 대폭 줄어들고, 자금조달 구조도 간소화될 수 있다. 수많은 재무적 투자자들과 개별 협상해야 하는 노력을 덜 수 있는 셈이다.

자금조달에서 우위에 서면 투자자들의 '쏠림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인수 기업은 직접 투자를 절반으로 잡더라도 3조원 이상은 재무적 투자자, 인수금융 등 외부 조달을 통해 조달해야 한다.

군인공제회, 사학연금, 교원공제회 등 다른 연기금, 공제회들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국민연금의 몸값을 높이는 요소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다른 연기금, 공제회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목표로 해 대우조선은 적절한 매물로 보기 힘든 측면이 있다"며 "최근의 불안한 자금 시장 상황도 적극적인 투자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정부 영향력 하에 있다는 점도 인수 후보들이 신경을 쓰는 대목이다.


이번 M&A에 정통한 관계자는 "보기에 따라 국민연금의 투자자 결정에 정부의 의중이 실리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며 "이는 재무적 투자자들의 투자 판단에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 GS, 두산, 한화 등 인수 후보들은 국민연금 모시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기업들은 자금 마련을 위해, 포스코 등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풍부한 기업들은 우위를 굳히기 위해 국민연금이 필수적이다. 자금력에 여유가 있더라도 국민연금이 다른 후보로 갈 경우 자금력 우위가 상당부분 희석될 수 있다.

이들 네 후보 모두 인수 전략 등에 대한 브리핑은 이미 마쳤고 수시로 접촉해 설득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국민연금 유치전이 치열하게 펼쳐지다 보니 일각에서는 불필요한 경쟁을 줄이기 위해 의사 결정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한 인수 후보기업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막강한 만큼 빨리 입장을 정리해주는 것이 인수희망 기업간 불필요한 경쟁을 줄이고 비방전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이와 관련, "예비 입찰 때 자금 조달 계획이 들어간다"며 "그전까지는 의사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직접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국민연금이 포스코 지분 3.91%를 보유한 최대주주라는 점도 관심가는 대목이다.

한 IB 관계자는 "기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투자에 더 신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대우조선 인수를 바라보는 포스코 주주들의 시각을 읽을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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