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여기가 독도"에 부시 "나도 안다"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08.08.06 16:23

(상보) 한미정상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동맹관계 재확인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6일 한미 정상회담은 3번째 만남의 우애를 자랑하듯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안내를 받으며 한미 정상회담장인 청와대 본관 집현실로 향하던 중 한반도 지도를 보고 최근 미 지명위원회(BGN) 표기 변경으로 논란이 된 독도 문제에 대해 관심을 나타냈다.

부시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한반도 지도에서 독도를 가리키며 "디스 이즈 독도(여기가 독도다)"라고 말하자 "이즈 댓?(여기가 독도냐)"이라고 한 뒤 곧바로 "아이 노우(나도 안다)"고 말하며 이 대통령의 어깨를 감싸고 웃음을 지었다.

두 정상의 이 같은 격의 없는 분위기는 앞서 이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 현관에서 부시 대통령을 포옹으로 반갑게 맞으면서부터 시작됐다.

이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는 부시 대통령 일행이 도착하기 2분 전부터 청와대 본관 현관 앞까지 내려와 기다리다가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로라 부시 여사와 악수를 하고 장녀 바바라 부시와도 포옹을 했다.

양 정상 내외는 이어 청와대 본관 앞 대정원에서 새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열린 외국 정상 공식환영식에 참석했다.

10여 분간 열린 행사에서는 미국 국가와 우리나라 국가 연주에 이어 국방부 최용석 중령이 이끄는 273명 군악대의 장엄한 연주가 뒤따르며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환영식에 참석한 초등학생 100여 명에게 인사한 뒤 우리 측 수행단과도 일일이 악수했고 이 대통령도 미국 측 수행단과 악수를 하며 한미 양국의 굳건한 관계 유지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본관 집현실로 이동, 정상회담이 시작되자 "한미 양국은 전통적 동맹관계에 있고 공식적, 개인적으로 한미 관계가 돈독하게 돼 가고 있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말로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다시 한 번 환영했다.

이어 "서울시청 앞 광장에 많은 사람이 모여 부시 대통령을 환영하고 있는데 뒷전에서 반대하는 사람도 있지만 숫자는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한국처럼 자유로운 세상, 자유로운 나라에 오게 돼서 기쁘다"며 "자유로운 나라는 자기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나라라고 생각한다"는 말로 자신에 대한 반대 시위를 이해한다는 뜻을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아주 중요한 관계이고 3번째 만나면서 관계가 더 돈독히 됐다"며 "이 대통령의 솔직함, 정직함, 한국민을 사랑하는 깊은 사랑에 감동 받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오전 9시45분부터 당초 예정보다 5분 가량 길어진 10시50분까지 한미동맹 강화, 북핵문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조기 비준 등 양국간 주요 현안과 함께 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회담 직후 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청와대 녹지원 야외 잔디밭에 마련된 공동기자회견장으로 승용차를 이용해 이동한 뒤 연단 쪽으로 걸으면서 서로 등을 두드리며 환담을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부시 대통령은 기자회견 중 익살스러운 표정과 농담으로 회견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그는 한국 기자가 아프가니스탄 파병문제에 대해 이 대통령에게 질문하자 "미국 언론인들 같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부시 대통령은 또 회견장에서 관저로 이동하면서 그동안 해외 순방 중 자국에서 준비한 차량만 이용했던 '관례'와 달리 이 대통령의 차량에 동승을 요청해 함께 이동하는 등 호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양 정상은 예고한 대로 한우 갈비구이와 미국산 쇠고기 스테이크가 함께 오른 오찬 메뉴에서 한우와 미국산 쇠고기를 절반씩 선택해 '쇠고기 파동'으로 자칫 균열이 우려됐던 한미관계를 봉합하는 의미도 다졌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번 정상회담은 두 정상간 신뢰와 우의가 외교관계에서 얼마나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며 "양국 관계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기반을 둔 가치동맹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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