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독일 경제 너마저…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 2008.08.06 14:56
유럽 최대 경제대국(세계 3위)인 독일의 2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로존의 침체 위기감이 심화하고 있다.

독일의 이러한 부진은 마이너스 0.5% 수준을 예상했던 시장 전망치보다 배나 악화된 것. 독일은 지난 1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5%로 12년래 최고를 기록하며 유럽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1.5%에서 마이너스 1%는 거의 경착륙에 가까운 수준이어서 유럽 경제의 침체가 보다 가시권으로 들어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독일 정부 관계자는 관련 보도에 대해 "마이너스 1%안에서 성장률을 기록했을 것"이라면서 "1분기 성장률이 예외적으로 높았던 만큼 조정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2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1%로 확정될 경우 지난 2년간 높은 성장세가 침체 국면으로 전환됐음을 알리는 신호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최근 들어 독일의 경제 지표들은 우려스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 전망으로 8월 소비자신뢰지수는 2003년 6월 이후 5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7월 기업신뢰지수는 2005년 9월 이후 3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업신뢰지수를 집계하는 IFO는 16년만의 최대 물가압력으로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어두워졌다고 분석했다.

모간스탠리의 엘가 바슈는 "올해 성장률을 2.3% 수준으로 예상했는데, 만약 1분기에 그 정도로 경기가 수축했다면 전체 성장률은 2%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존 경제의 중심축인 독일 경제가 흔들리면 유로존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유로존의 제조업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7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4를 기록, 지난 2003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PMI 지수가 기준선인 50을 하회하면 제조업경기가 위축됐음을 뜻한다.

독일의 PMI지수는 6월 52.6에서 7월 50.9로 둔화됐다. 간신히 침체를 면한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와 관련 7월 전까지만 해도 유로 국가들의 경기침체가 차이가 있었지만 지난달 상황은 강화된 신용경색과 고유가에 따라 '통일된' 후퇴를 보인 것과 다름없다고 분석했다.

유럽을 지탱하는 원동력 역할을 했던 독일 마저 성장 동력이 둔화되자 유로존 경제 전망도 비관론으로 채워지고 있다.

유르겐 마이클 씨티뱅크 이코노미스트는 "독일 제조업 경기가 다른 국가들을 따라 위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미 유로존의 제조업 경기는 전반적으로 위축됐다"고 지적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2주 전 독일 경제가 앞으로 힘든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간스탠리 바슈는 "유럽중앙은행(ECB)은 독일경제의 위축을 매우 주의깊게 주시하긴 하겠지만 금리를 쉽게 내리려고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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