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유동성 증가세 한풀 꺾여

머니투데이 임대환 기자 | 2008.08.06 12:00

6월 M2 15.1%↑ 전달보다 0.7%p 축소… 한은 "7월에도 지속"

시중 유동성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 기업들이 외화대출 증가폭이 크게 축소된 탓으로 보인다. 이 같은 추세는 7월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08년 6월중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동향'에 따르면 6월 중 광의통화(M2, 평잔)는 전년 동월대비 15.1% 증가했다. 이는 5월 중 증가율(15.8%)에 비해 증가폭이 축소된 것으로 지난해 9월 11.0%에서 10월 10.8%로 증가폭이 둔화된 이후 처음이다.

올 들어 M2는 1월 12.5%에서 2월 13.4%, 3월 13.9%, 4월 14.9% 등으로 꾸준히 증가추세를 이어왔다. 광의유동성(L, 말잔) 역시 12.7% 증가해 전 달(14.2%)보다 증가폭이 축소되는 등 전반적으로 유동성 증가세가 꺾이는 모습을 보였다.

M2 총량은 5월 12조 원이 증가했으나 6월에는 5조7000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요구불 및 수시입출식 예금 등 결제성 예금이 7조7000억 원이 늘어 5월에 비해 증가폭이 확대됐지만 5월 1000억 원 증가했던 현금통화가 3000억 원 감소로 돌아섰다. 또 2년 미만 정기예적금 역시 5월에는 5조 원이 증가했으나 6월에는 1조3000억 원이 감소했다. 대기성 자금이 머무르는 MMF에는 5월 2조9000억 원이 몰렸지만 6월에는 2조5000억 원이 빠져 나갔다.

한은은 특히 기업들의 외화대출이 크게 감소한 것이 유동성을 줄이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했다. 6월 기업대출은 8조3000억 원(원화+외화대출)이 증가해 5월 증가폭에 비해 3조 원 가량이 축소됐다. 기업의 원화 대출은 월 중 7조6000억 원이 증가해 기업 대출 증가세를 계속 이어갔다. 반면 외화대출의 경우 5월 4조7000억 원 증가에서 6월에는 6000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쳐 증가액이 4조 원 이상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기업들이 외화대출 상환을 많이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추세는 7월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이 이날 같이 발표한 '7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M2 증가율은 6월보다 떨어진 14%대 후반으로 추정됐다. 금융기관 유동성(Lf) 역시 12%대 중반으로 6월과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 관계자는 "7월에도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민간신용은 견조한 증가세를 계속 이어갔다"며 "그러나 정부부문에서 세수확대로 통화가 환수된 데다 해외 쪽에서도 외국인의 주식매도가 이어지면서 시중 유동성이 많이 환수됐다"고 분석했다.

한편, 물가 급등으로 인해 은행에 예금을 하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실질 금리 마이너스(-) 상태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6월 소비자물가와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수신 평균금리가 각각 5.5%를 기록해 실질금리가 '제로(0)' 상태가 됐다. 이자소득세(15.4%)를 감안할 때 은행에 예금을 하면 사실상 손해를 보게 되는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7월 금융기관 평균 수신금리가 산출되지 않았지만 지금과 같은 (실질금리 마이너스)추세는 쉽게 반전되기 힘들 것"이라며 "물가는 7월에도 5.9%로 급등한 반면 금리는 오르더라도 완만하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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