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의 잠 못 이루는 밤

머니투데이 박소현 머니투데이 방송기자 | 2008.08.05 17:42
한 자산운용회사의 K 펀드매니저. 그는 요즘 펀드 수익률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한숨부터 나온다. 자신이 맡아 운용하고 있는 주식형펀드가 올들어 마이너스 수익률을 헤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숨이 늘고 있는 것은 그 뿐만이 아니다. 다른 자산운용회사의 P 펀드매니저도 요즘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밤이 돼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탓도 있지만, 펀드수익률이 좀처럼 호전되지 않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1.81%, 해외 주식형 펀드는 -4.23%이다. '펀드매니저들의 잠 못 이루는 밤'이 이어지는 이유다.

바닥으로 계속 치닫고 있는 이같은 손실은 미국의 사정도 만만치 않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 Wall Street Journal)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 주식형 펀드의 손실은 평균 11.7%로 2002년 이후 최악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WSJ와 인터뷰를 나눈 5명의 펀드매니저들은 모두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가까이 치솟을 것이란 예측을 하지 못했고, 금융부문에서의 위기를 크게 인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중 손버그 인터내셔널 밸류(Thornburg International Value)의 윌리엄 프라이스(William V.Fries) 펀드매니저는 "올 하반기에는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의 압박이 더 심해질 것"이라며 "포트폴리오를 수정할 때는 이 점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로드 알베트(Lord Abbett Developing Growth)의 톰 오할라란(Tom O'Halloran) 펀드매니저는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올 연말에는 사정이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미스 세일즈(Lomis Sayles)의 댄 퍼스(Dan Fuss)는 현재는 금융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지만, 현재 채권을 매입해 둔다면 지금으로부터 5년 뒤 쯤에는 행복해져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국내 펀드매니저들 또한 여러 가지 의견을 내놓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도 신용위기와 경기침체,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는 기대수익을 낮추는 한편 분산투자 통해 위험을 줄이고, 증시의 조정국면에 따라 중소형 가치주 펀드의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삼성증권은 올 하반기 펀드투자전략 보고서를 통해 유가상승이 당분간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브라질과 러시아 등 자원보유국 뿐만이 아니라 중국과 인도 등 제품을 생산하는 생산국에도 적절하게 자금을 배분하고, 무엇보다 최근처럼 시장의 예측이 어려운 경우에는 잘 아는 국내 주식형 펀드의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올 하반기에도 금융시장은 먹구름이 가득하다. 하지만 현명하게 재구성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면 숨죽은 하반기 시장 속에서도 'Everything's gonna be alright‘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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