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 '나쁜 펀드', 수익률은 '선하다'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 2008.08.05 15:55

KT&G, 강원랜드 비중 높은 '나쁜 펀드' 시장대비 초과 수익

불황기에 수익을 내려면 남다른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때론 기존의 투자상식, 고정관념과는 배치되는 '나쁜 펀드'들의 수익률이 더 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증시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던 2007년 11월1일 이후 지난 1일까지 9개월동안 지속된 하락장에서 주식인덱스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7.99%의 손실을 입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22.77% 하락했다.

반면 지수와 역주행하는 리버스(Riverse)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 기간 '푸르덴셜프리엄브렐러BEAR인덱스파생상품 1'은 28.4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CJ엄브렐러리버스인덱스파생상품', '대신TARGET엄브렐러리버스파생상품 1'도 각각 27.90%, 27.55%의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언뜻 보면 강세장에서 수익률 상위 액티브펀드가 기록한 성적표 같다.


◇불황기에 돈버는 '나쁜 주식'
국내 펀드에 공매도 전략은 허용되지 않아 하락장에서 수익을 취할 수 있는 펀드는 리버스인덱스 정도로 제한돼있다. 그러나 일반 주식형펀드 중에서도 불황기에도 돈을 잘 버는 '나쁜 기업'에 투자해 수익률이 개선된 펀드는 찾을 수 있다.

1일 기준 우리CS자산운용의 '프런티어장기배당주식 1'과 '한국부자아빠배당인덱스주식M- 1' 펀드의 1년 수익률은 각각 -6.73%, -6.79%를 기록중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대비 10%포인트 이상 초과 성과를 기록한 이들 펀드는 다른 펀드에 비해 KT&G, 강원랜드의 편입비중이 큰 것이 특징이다.


'프런티어장기배당주식 1'은 KT&G의 편입비중이 자산중 6.77%, 강원랜드는 1.65%를 차지해 두 종목 합계 편입비중이 50억원 이상 국내주식형펀드중 가장 높은 8.41%로 나타났다. '한국부자아빠배당인덱스주식M- 1'도 두 종목 합계 6.32%를 보유해 그 뒤를 이었다.

KT&G와 강원랜드는 경기침체 우려로 하락장이 지속된 지난 9개월간 주가가 각각 19.95%, 1.05% 상승했다. 담배와 도박 등 사업을 영위하는 대표적인 '나쁜 주식'들로 불황기인 지난 2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해 눈길을 끌고있다.

이같은 점에 착안해 해외에는 담배, 술, 도박 등 경기에 무관하게 수익창출능력이 뛰어난 업종에 투자하는 '나쁜 펀드'(Vice Fund)가 공모형으로 출시돼 운용되고 있다.

이 펀드는 지난 5월말 기준 1년 수익률 -1.09%, 3년 수익률 11.54%를 기록하는 등 증시 침체에도 불구하고 수익률이 하방경직성을 보였다. 특히 3년, 5년간 운용성과는 국제펀드평가사 모닝스타의 최고 등급의 평가를 받았다.

이 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찰스 노튼은 2분기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계속해서 술, 담배 등에 소비를 지속할 것"이라며 "우리가 투자하는 섹터는 과거와 같이 활황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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