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믿을 종목이 없어요"

머니투데이 권현진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 2008.08.05 14:37
시장에 신뢰할 만한 종목이 점점 바닥나면서 펀드매니저들의 고민이 늘어가고 있다.

지난주 IT, 자동차에 이어 어제(4일) 조선주가 큰 폭으로 하락해 시장의 기대를 저버렸다. 후판가격 인상과 수주 해지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려감이 확산된 것. 어제 삼성중공업(-7.91%), STX조선(-5.94%), 두산중공업(-3.26%) 등 조선주들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코스피 30포인트 급락을 주도했다. 계약 취소량 자체가 많았다기보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두려움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5일에는 철강업종의 낙폭이 상당한 모습이다. 5일 오후 2시32분 현재 철강-금속업종 지수는 전날보다 5.86% 하락하며 업종 하락률 1위에 올라 있다. 이는 전날 미국, 일본, 중국 철강주가 급락한 여파를 반영한 것이다. 철강업종은 상반기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선전했지만 수요산업인 조선업이 하반기 부진해질 경우 업황둔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두려움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현상은 글로벌 경기에 대한 막연한 우려가 구체적 종목으로 전이됨에 따른 것이다. 원종혁 SK증권 애널리스트는 5일 보고서에서 "작은 실마리에도 우려가 커져 차익매물이 한 번에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종을 넘나드는 도미노 현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IT, 자동차, 철강, 조선업주의 비중은 시가총액의 38%에 육박한다. 수출주를 제외하곤 하반기 뚜렷하게 살 만한 내수 업종도 부재하다. 세계 경기가 침체되는 국면에서 하반기 이렇다할 기대주 발굴이 쉽지 않다.

이와 같은 시장의 무거운 모습은 투자자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투자 전선에서 직접 뛰며 종목을 사고 팔아야 하는 펀드매니저들의 시름은 더 깊을 수밖에 없다. 이건학 CJ투자증권 주식운용팀장은 "뚜렷한 시장주도주가 없어 포트폴리오 짜기가 어렵다"며 매니저들의 고충을 토로했다. 또 "경기방어주로 돌리거나 주식편입비중 자체를 줄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저가매수의 기회를 포착하겠다는 시각도 있다. 김영일 한국투자신탁운용 본부장은 "최근 주가의 급락은 펀더멘털보다 지나친 감이 있다"며 "금융주 등 싼 종목을 중심으로 하반기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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