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올림픽 넘어서는 효과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08.08.05 15:06

[중국, 세계를 품다-①]올림픽 경제효과

베이징 올림픽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중국은 이번 올림픽에 420억달러를 쏟아부었다. 역대 올림픽 투자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에 따른 경제적 효과도 작지 않을 전망이다.

고속 성장에 따른 '성장통'을 겪고 있는 중국은 이번 올림픽을 발판으로 명실상부한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고자 하고있다. 2008베이징 올림픽 구호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은 세계 경제에 안착하고자 하는 중국의 열망을 반영하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중국은 '올림픽 효과'와 '세계경제로의 편입'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2회에 걸쳐 이를 조명한다.[편집자주]



#1. 베이징시 외곽 차오창디(草場地)에 거주하는 양윈(楊雲·43)씨는 6년 전 까지만 해도 베이징 근교에서 농사를 짓고 살았다. 연 수입이 2000위안(3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무작정 베이징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양씨는 농촌에서 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이주한 '농민공(農民工)'이다. 양씨는 현재 베이징 중심가의 건설현장에서 막일을 하고 있다. 힘든 일이 반복되는 고단한 일상이지만 양씨는 현재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생활 형편이 전보다 나아졌기 때문이다. 양씨의 지난 한해 수입은 9800위안. 우리 돈으로는 145만원 정도 되는 적은 액수지만 먹고 사는 데 지장은 없다. 올림픽을 앞둔 베이징엔 일자리도 충분해 벌이가 끊길 걱정도 적다.

#2. 텐진시에 살고있는 티엔위징(田玉鏡.33)씨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다. 베이징 중관촌에 있는 직장까지 매일 텐진-베이징 고속도로를 자가 운전을 해 출퇴근한다. 교통혼잡을 뚫고 베이징과 텐진을 오가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4시간. 일터에서 보내는 8시간을 빼면, 티엔씨가 하루에 개인적으로 쓸 수 있는 시간은 거의 없다. 그러나 올림픽을 앞두고 베이징-텐진간 '징진 고속철'이 개통되면서 티엔씨의 일상은 한층 여유로워 질 전망이다. 징진 고속철은 베이징-텐진을 30분만에 주파한다. 티엔씨가 고속철을 이용하면 출퇴근시간은 한시간으로 줄어든다.

↑2008 베이징올림픽 개막을 앞둔 티엔안먼(天安門)광장. 붉은색 올림픽 엠블럼 '춤추는 베이징' 너머로 티엔안먼이 보인다. 사람 인(人)과 문화의 문(文)을 의인화한'춤추는 베이징'은 '인문올림픽'을 상징한다.
준비기간 7년, 투자금액 420억 달러. 긴 시간과 막대한 금액을 투자한 올림픽 개막이 다가오면서 중국인들의 생활도 변하고 있다. '경제성장 효과'는 중국이 올림픽 개최를 통해 얻고자 하는 중요한 목적 가운데 하나다. 이를 위해 지난 7년간 국가적 차원에서 쏟아부은 돈과 시간이 이제 인민들의 삶에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다.

◇경제 효과 717억달러...'경제 올림픽' 기대

중국이 올림픽 개최를 통해 노리고 있는 경제적 효과는 과거 올림픽 사례를 통해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1984년 미국 LA 올림픽은 국가적 차원에서 '흑자 올림픽'을 목표로 추진됐다. 경제 효과를 목표로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이 투입된 베이징 올림픽과 상통하는 부분이 많다. 당시 올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장 피터 위버로스는 메이저리그의 비즈니스 모델을 올림픽에 도입해 2억2500만달러의 순익을 남겼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의 직·간접적 경제적 효과는 26억달러, 1996년 애틀란타올림픽은 35억달러, 2000년 시드니올림픽은 51억달러를 기록해 올림픽 개최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갈수록 커졌다.

베이징올림픽도 이에 못지 않은 경제적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베이징 올림픽 경제연구회의 통계에 따르면 올림픽 개최로 베이징시가 거둘 수입은 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집계됐다.

간접 경제 효과는 70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베이징체육대학 스포츠 경제 연구소의 린셴펑 주임은 경제에 미치는 직간접적 영향을 모두 더할 경우 올림픽 개최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약 717억600만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2005~2008년 올림픽 투자 시기의 베이징 국내총생산(GDP) 연평균 증가율도 11.8%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01~2005년까지의 증가율보다 0.8%포인트 높은 것이다.

↑올림픽을 전후로 한 베이징 GDP 변화 추이
◇사회 기반시설 확대...시민 생활 개선되나?

올림픽 준비에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이 투입되면서 사회 기반시설도 확대되고 있다. 이는 제조업, 건설업, 서비스업, 통신산업 등 산업 전반의 고속성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 7년간 베이징시가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사회 기반시설 구축에 투자한 비용은 2800억위안(410억달러)이다. 이 가운데 시내 교통 투자는 1782억위안이며 에너지 관련 설비 건설에는 685억위안이 쓰였다. 수자원 시설 건설, 시내 환경 정비에는 각각 161억위안, 172억위안이 투자됐다.

이 자금으로 베이징 공항 신청사, 징진 고속철도 등이 건설됐다. 지난 몇 년간 건설된 고속철도의 총 연장은 578Km다. 이에 549억 달러가 투자됐다. 또 베이징 시내 지하철 총연장은 197Km로 늘어났다. 한편 이 기간 중 9개 오수처리시설이 완공됐으며 오수 처리비율은 92%에 이른다.

↑지난 1일 운행을 시작한 '징진(京津)고속철. 베이징-텐진 사이를 오가는 징진고속철은 총 연장 120Km를 30분만에 주파한다. 2005년 7월 착공에 들어간 이 고속철 건설에는 200억위안 이상의 자금이 투자됐다.
올림픽 경제 효과에 따라 시민들의 생활수준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투자기간 중 베이징 시민들의 평균수입은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베이징 시민들 수입과 농민 평균수입은 각각 2만1989위안과 9559위안이었다. 2002년과 2007년 사이 베이징 시민과 농민 수입 증가율은 각각 11.5%, 9.1%를 기록했다.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실업률은 떨어지고 있다. 지난 2일 열린 베이징시 사회발전상황 기자간담회에서 베이징 발전개혁위원회 루잉촨 부주임은 지난 7년 올림픽 준비기간 중 베이징시 고용자수는 매년 평균 44만8000명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2001년 전체 취업인구는 628만명에서 942만명으로 증가했다. 실업률도 매년 평균 1.86% 안팎을 기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NBS)은 이번 올림픽을 전후로 고용유발 효과가 3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얼어붙은 증시-부동산시장도 '해빙' 기대

올림픽 개최는 올해 급락하고 있는 중국 증시와 부동산시장을 끌어올릴 것으로도 기대된다.

지난해 10월 6000선을 유지하던 상하이증시는 올들어 2800선까지 곤두박질쳤다. 부동산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지난 16일 발표에 따르면 중국 70개 대도시 주택가격 상승폭은 지난 1월 11.3%를 기록한 이후 매 달 하락해 지난 6월 8.2%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대출 위약률도 올라가며 베이징이 심각한 주택대출위기에 처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과거 올림픽을 살펴볼 때, 증시와 부동산시장은 올림픽을 전후로 대체로 활황세를 보였다. 1996년, 2004년 올림픽을 개최한 미국과 그리스 증시는 개최연도 주가가 각각 26%, 23% 뛰었다. 2000년 올림픽이 열린 시드니 주택가도 50%올라 호주 평균 상승치를 뛰어넘었다. 2004년 올림픽 개최지 아테네의 집값도 당시 63%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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