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국證, '자원개발 전문IB' 승부수

김창익 기자, 배성민 기자 | 2008.08.05 09:00

지분투자 아닌 사할린 탄광 직접 운영… SOC 투자도 병행 계획

한국투자증권은 사할린 유연탄 광산 진출이 일회성 투자가 아니라고 밝혔다.

음지현 한국증권 상무는 "자원개발은 정보의 비대칭성이 큰 분야로 선도업체가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분야"라며 "호주 맥쿼리은행이 사회간접자본(SOC)에 특화된 투자은행(IB)으로 성장한 것처럼 한국증권은 자원개발분야의 선두업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증권은 이번 사업에 이어 극동지역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자원개발 기반시설 확충 계획에 따라 자원개발 신규 프로젝트와 관련 사회간접자본(SOC) 투자프로젝트를 병행하는 이른바 패키지 진출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한국증권은 라자레브스크 가스전 개발, 밀칸스코예 철광산 개발, 사할린 므가치 석탄광산 현대화, 유즈노사할린스크 신국제공항 건설 등의 사업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금융사의 자원개발 투자는 지분투자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또는 기업대출 등의 형태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한국증권은 이번에 광업권을 가진 러시아 광산회사를 인수ㆍ합병(M&A)하고 장비회사와 건물 소유 회사, 판매회사를 자산ㆍ부채인수(P&A) 방식으로 사들였다.

유연탄의 생산에서 판매까지 전과정을 직접 운영할 수 있는 일관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이를 통해 자원개발 전문으로 IB영역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자원개발 투자 급증=지식경제부에 따르면 국내업체들의 자원개발 투자금액은 2004년 7억7700만달러에서 2005년 11억700만달러, 2006년 20억8700만달러, 2007년 31억8900만달러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는 6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해외자원 개발사업이 활성화되면서 관련 금융지원도 급증 추세다.

은행권에선 한국수출입은행이 대표격. 수출입은행은 베트남 15-1광구 석유개발사업, 페루 카미시아 가스전 개발사업, 리비아 NC174광구 석유개발사업, 예멘 마리브 가스전개발사업,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 개발사업, 미국 멕시코만 석유개발사업 등에 일반ㆍPF대출 형태로 금융을 지원했다.


이에 따라 금융지원 실적은 2002년 3980만달러에 불과하던 게 올들어선 1~3월에만 7억7340만달러 규모에 달하는 등 매년 2배가량 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한국증권, 대우증권, 굿모닝신한증권 등이 적극적이다.

◇한국증권, "자원개발 글로벌 IB 강자 노린다"=자원개발 금융지원이 늘고 있지만 아직 양적ㆍ질적 측면에선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수출입은행의 경우 '국책은행 역할 재정립 방안'을 통해 해외자원 개발업무를 확대ㆍ강화하고 있지만 총대출 대비 해외자원 개발에 대한 금융지원 비율은 1.4%(2006년)밖에 안된다.

정부도 에너지특별회계(에특회계)를 통해 자원개발 금융을 지원하고 있지만 지원실적규모는 2억4000만달러(2006년)에 불과하다.

이철규 해외자원개발협회 상무는 "해외자원 개발에 대한 투자는 점점 대형화하는 반면 컨트리 리스크는 갈수록 커지고 있어 금융지원의 양적ㆍ질적 발전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증권이 광산의 직접 운영권자로 나선 것은 국내 자원개발 금융지원 사업이 질적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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