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부시, 서울 회담서도 웃을까?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 2008.08.04 18:02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5일 저녁 한국을 찾는다.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 주한미군 사령부 방문 등 1박2일의 '미니 일정'으로 짜여진 이번 방한은 한국, 태국, 중국 등 아시아 3개국 순방의 일환으로 이뤄진다.

◇5개월간 3번째 정상회담, 이례적 = 부시 대통령이 취임 후 한국을 찾는 것은 지난 2002년 김대중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2005년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퇴임이 6개월 가량 남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재임 중 마지막 방한이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과는 지난 4월 캠프 데이비드, 7월 일본 도야코 G8 회담에 이어 5개월 동안 벌써 3번째 정상회담이다. 집권 내내 갈등을 노출했던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물론 역대 한미 관계를 돌이켜 봐도 이례적으로 잦은 만남이다.

이명박 정부가 한미동맹 복원을 공약으로 10년 만에 출범한 보수정권인 만큼 양국 정상의 밀접한 관계는 예정된 결과다. 여기에 보수주의, 기독교 코드 등을 공통분모로 한 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개인적 호감이 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양국 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 지명위원회의 독도 영유권 표기 문제가 부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전격적으로 '한국령'으로 원상회복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부시 대통령은 원론적인 대응을 조언한 국무부 라인의 의견을 묵살하고 직접 복원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부시, 대화 통하는 사이 = 청와대는 서울 정상회담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 두 차례 회담에서 양 정상이 대화가 잘 통하는 사이라는 게 입증됐고, 이번에도 솔직하고 생산적인 대화가 오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측은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 사건과 독도 영유권 문제, 그리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비자면제 프로그램 조기완결, 한국 대학생의 미국 취업, 연수 프로그램 실시, 항공우주분야 등에서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대북 공동보조'에 역점을 기울이고 있다. 북한이 한국을 배제한 채 미국과 직접 대화를 추진한다는 이른바 '통미봉남(通美封南)' 정책의 차단이 대표적이다. 마침 오는 11일로 임박한 미국 정부의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 결정과 관련, 부시 대통령이 이 문제를 정상회담에서 꺼낼 것으로 보인다. 북핵 검증과 인권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퇴임 앞둔 부시, 예상 밖 압박 가능성도 = 하지만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리 측이 예상외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쇠고기 추가협상 수용과 독도 영유권 원상회복 등으로 미국 측에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명예로운 퇴진을 목표로 하고 있는 부시 대통령이 치적을 남기기 위해 이번 회담에서 한미간 현안 해결에 전력을 기울일 가능성도 크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 지위변경, 방위비 분담(SMA) 제도 개선,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재건 및 파병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사안들은 지난 4월 이 대통령 방미를 앞두고도 제기됐지만 취임 한지 얼마 안된 이 대통령을 압박하지 않겠다는 부시 대통령의 배려로 다음 정상회담으로 미뤄진 문제들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방위비 분담 등 견해 차이를 보이고 있는 사안은 실무진 선에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정상회담에서는 상세한 협의가 이뤄지기 보다는 동맹정신을 살려 잘 해결해 나가자는 선에서 마무리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단독]구로구 병원서 건강검진 받던 40대 남성 의식불명
  2. 2 박지윤, 상간소송 와중에 '공구'는 계속…"치가 떨린다" 다음 날
  3. 3 중국 주긴 아깝다…"통일을 왜 해, 세금 더 내기 싫다"던 20대의 시선
  4. 4 [단독] 4대 과기원 학생연구원·포닥 300여명 일자리 증발
  5. 5 "아시아나 마일리지 자동소멸? 전용몰은 다 품절"…쓸 곳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