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펀드 올림픽 반등은 환매 기회?

머니투데이 권현진 방송기자 | 2008.08.04 15:31

'올림픽 특수 이후 밸리효과에 대비해 환매할 가능성 높다'는 분석 많아

베이징올림픽 개막을 4일 앞두고 중국펀드 가입자들의 환매 동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8일 개막되는 베이징올림픽으로 중국 증시가 ‘올림픽 특수’를 나타낼 경우 대규모 환매가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올림픽 특수가 지속되지 못할 것에 대비해 현금화 수요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 중국 올림릭 이후 ‘밸리 효과’에 시달릴까?=중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경기를 부양할 경우 포스트올림픽 후유증에 시달릴 소지가 있다. ‘밸리(Valley) 효과’라는 것이 있다. 밸리효과란 올림픽으로 한창 과열됐던 경기가 행사 이후 경착륙하는 현상을 말한다. 실제 도쿄(1964), 멕시코시티(1968), 서울(1988), 아테네(2004) 등 도시들이 올림픽을 치른 이후 후유증에 시달렸다. 문제는 이 밸리효과로 경기가 침체되는 속도가 과열될 때보다 훨씬 빠르다는 점이다.

하지만 포스트올림픽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는 시각도 적잖다. 과거 올림픽이 열렸던 수도에 비해 베이징이 중국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현저히 낮다는 것이다. 지난 88올림픽 당시 전체 한국 경제 대비 서울 비중은 25%에 달했으나 북경이 중국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에 불과하다.

베이징 이외에도 상해, 광주 등 중서부 연안 지역이 중국경제를 떠받치고 있다. 최근 서안 지역에서 고부가가치 산업 양성에 골몰하면서 제조업 공장들이 동부 지역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따라서 베이징시가 중국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 일시적 반등 꽃필까=중국이 올림픽 특수를 누린다는 가정 하에 8월 상하이종합지수와 H지수가 일제히 반등할 공산이 크다.

지난주 금요일(1일) 중국 증시는 나흘 만에 반등하며 2,800포인트권을 회복했다. 홍콩 증시도 유가 하락에 힘입어 3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중국과 홍콩 모두 금융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지난주 중국 증시가 나름 선전한 데는 후진타오 주석의 성장 관련 발언이 한몫했다. 지난달 25일 후진타오 주석은 하반기 경제운용 대책회의를 열고 거시경제 정책 기조를 긴축에서 성장으로 수정했다. 이에 따라 수출 증대를 위한 위안화 평가절하가 나타나고 부가가치세 환급이 올가을 부활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정부의 정책 방향 선회가 예견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동수 동양종합금융 글로벌리서치팀장은 4일 보고서에서 “중국정부는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위해 국영기업 실적을 희생시켰다”고 말했다. 상반기 중국정부는 국영기업의 에너지 가격 현실화를 억누르고 금융부문 유동성을 억제하는 등 긴축 정책을 폈다.

그러나 중국 증시에 찾아온 반가운 손님이 추세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중국정부가 국영기업을 구조하기 위해서는 에너지가격 현실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올들어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8%에 육박해 유가 현실화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올림픽 이후 기업실적 또한 주가 상승세의 관건이다. 위안화 절상에 따른 수출증가폭 감소로 중국의 기업실적 전망은 녹록지 않다.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9%로 두자릿수 성장 시대를 마감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투자자들 향한 환매의 유혹=반등의 실마리는 운용사와 투자자 양쪽 모두에게 기회다. 8월 중국증시가 반등하면 그 동안 환매의 기회를 노리던 투자자들이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중국증시가 대폭 하락하면서 중국에 투자했던 많은 펀드들이 쓴맛을 봤다. 중국펀드 중 신한BNP파리바스의 ‘봉쥬르차이나주식 2’의 1년 -4%로 최고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외에 총 44개중 29개의 펀드가 1년동안 -10%가 넘는 순손실을 봤다. 연초 이후에는 대부분의 중국 펀드가 -15~30%의 손실을 기록했다.

상반기 중국펀드는 결딴났다고 여겨졌음에도 많은 투자자들이 즉각 빼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굴렀다. 혹시나 원금이 회복될까 환매의 기회만 호시탐탐 노리던 투자자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작년 10월 중국펀드에 투자한 B씨는 “원금회수는 오래전에 포기했다”며 “올림픽 이후 수익률이 개선되면 바로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환매제한기간이 끝나는 상품들 또한 집중 환매 대상이다. 작년 여름 우후죽순 늘어난 중국펀드는 상투를 잡고 들어갔다 곤두박질친 셈. 가입 후 1년까지 30%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환매제한기간이 끝나는 펀드도 다수 있어 투자자들의 환매문의가 빗발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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