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황 부정적, 펀드비중 축소 가속"

박영암 기자, 김성호 기자, 박성희 기자 | 2008.08.04 12:15

펀드매니저 "장기 모멘텀 꺾였다… 삼성重 등 선별 투자"

"조선업황 자체가 부정적이어서 당분간 시장을 웃도는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 눈높이를 낮춰야 할 때가 왔다"

대우조선과 현대미포조선의 선박수주 계약 해지로 촉발된 4일 국내 조선업체의 주가 급락에 대한 대다수 펀드매니저들의 지배적 반응이다. 이들은 대우조선과 현대미포조선의 8000억원대 수주계약 해지가 향후 글로벌 경기에 대한 암울한 전망을 상징하고 있다며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수주둔화와 후판가격 상승 등으로 조선업체의 수익성 개선추세가 훼손될 수 있다는 판단아래 향후 비중축소 의사를 내비쳤다.

김영일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올 초까지만 해도 강세를 보여 온 조선주가 최근 글로벌 경기둔화로 신규발주가 크게 줄면서 약세로 돌아섰다"며 "더욱 심각한 문제는 단기적 모멘텀이 아닌 장기적 모멘텀이 꺾였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김 본부장은 "조선업종 사이클 자체가 약화된 이상 투자비중을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며 당분간 보수적 관점에서 대응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그러나 "조선사의 실적이 아직 망가진 상태는 아닌 만큼 현 시점에서 조선주가 또다시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이번 수주해지로 박스권 레벨이 한단계 하향됐다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림직하다"고 주장했다.

최인호 하나UB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연초 후판 가격 상승에도 주가는 이를 반영하지 못했다"며 "조선주의 경우 수주잔액 보다는 미래 업황을 말해주는 신규 수주 물량 등이 중요한데 모두 감소세"라며 조선주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특히 업황이 꺾인 속도가 생각보다 빨라서 주가 낙폭이 과도하다고도 볼 수 있지만 하락 추세인 점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또 조선업과 같은 경기 민감주는 경기가 좋을 때는 한없이 오르지만 경기가 둔화되면 밸류에이션이 낮아져도 계속 하락한다고 설명했다.


최 본부장은 "조선업은 매력적이지 않다는 판단 아래 이미 시장비중(6%) 보다 적게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고점에서 이미 50% 빠져서 낙폭이 줄 수도 있지만 단기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추가 조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삼성중공업 등 해외 수출 비중이 큰 종목은 수주둔화 속도가 느려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등 업체별로 차별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상환 유진자산 주식운용본부장도 "이번 수주계약 해지를 계기로 펀드매니저들의 조선주 비중축소 움직임이 더욱 더 가속화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 본부장은 "향후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심각성을 이번 수주취소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조선업종에 대해 중립 내지 비중축소 상태의 국내기관투자가들은 이번 계약취소를 계기로 더욱 더 비중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본부장도 이번 수주취소를 계기로 "5%수준의 조선업종 비중을 지속적으로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성진 피데스자문 이사도 "후판가격상승과 신규수주 위축 등으로 조선주가 적어도 3분기중에는 시장수익률을 상회하기 힘들 것"이라며 "쏠림현상이 심한 국내 자산운용업계 특성상 기관들의 조선업종 비중축소 움직임이 한꺼번에 집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홍 이사는 특히 " 대우조선 매각 이슈가 아직 살아 있기 때문에 M&A 이슈가 부각될때마다 기술적 반등은 예상된다"면서 "하지만 펀더멘털(수주, 원가) 개선과 무관한 M&A 재료만으로는 주가 움직임을 되돌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등시 비중축소에 나서겠다는 입장이 확고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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