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코스피 '조선 쇼크'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8.08.04 11:20

대우조선·현대미포조선 계약해지 공시에 2% 넘게 급락

국내증시가 4일 '조선 쇼크'로 2% 넘는 급락을 보이며 움츠러들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인 1일 장마감 이후 나온 공시 2건의 영향으로 새로운 한주가 시작되는 4일 증시에 충격을 던지고 있다.

조선주 쇼크의 발단은 대우조선해양현대미포조선과 관련된 공시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주말 "유럽지역 선주측의 계약불이행(선수금 미입금)으로 컨테이너선 8척의 계약을 해지한다"고 공시했다. 금액은 6190억원으로 지난해 기준 매출액 대비 8.7%이다.

현대미포조선도 지난 주말 유럽소재 신규고객사인 선주가 PC선(에틸렌 등 석유화학품 싣고 다니는 배) 4척의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공시했다. 금액은 1970억원으로 최근 매출액 대비 6.9%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수주해지 쇼크로 오전 11시 10분 현재 전 주말 대비 11.8% 폭락하고 있다. 지난 1월30일 12.02% 급락한 이후 6개월 반만에 10% 이하로 떨어졌다.

현대미포조선도 7.9% 급락한 18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악영향은 대우조선과 현대미포조선 이외에 다른 조선주들로 번지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의 모회사인 현대중공업은 10.2% 폭락중이다. 삼성중공업STX조선, 한진중공업도 각각 7.9%와 7.0%, 8.5% 내림세다.

코스피지수도 조선주들의 급락에 전날 대비 2% 이상 급락해 1540선을 겨우 지키고 있다.

단 2건의 공시에 코스피시장이 조선주 쇼크로 출렁이는 셈이다. KRX조선지수의 비중은 52조원대. 코스피 시가총액이 799조임을 감안하면 증시에서 차지하는 조선업 비중은 6.5%가량이다. 여기에 KRX조선지수에 포함되지 않는 조선관련 기자재 종목까지 감안하면 조선관련주가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대중공업(시가총액 3위)과 삼성중공업(시총 22위), 대우조선해양(시총 29위) 등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포진하고 있어 코스피지수에 주는 영향도 만만치 않다.

조선주들의 향후 움직임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세계 선두를 독차지하는 국내 조선업계에 발주 취소 주문이 들어왔다는 자체가 유럽 선박금융시장의 불안감을 대변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전체 조선시황에 대해 향후 우려감이 커질 수 있는 사안이다"며 "조선은 자동차산업과 마찬가지로 후방산업이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관련 산업의 전망이 어두워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연구원이 분석한 유럽 선주의 발주 취소는 글로벌경기의 침체가 가속화하면서 향후 조선업황에 불신이 발생할 공산이 크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선박금융은 대부분 차입을 일으키는 만큼 높아진 이자율 등을 감안해 수주를 포기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이 연구원은 "국내 조선사들은 세계 선두를 달리는 우량사들이기 때문에 선주도 우량선주가 주문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속칭 1급 선주들이 주문을 취소했다는 자체가 조선업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신호"라고 귀띔했다.

게다가 국내 조선사들에 대한 발주 취소가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잇단 발주 취소의 도미노가 되는 신호탄으로 작용할 지 우려스럽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도미노처럼 발주 취소의 파급력이 거세질 것인 지에 대해서는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하지만 상황은 좋지 않아 당분간 추이를 살펴볼 필요는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시장이 조선사들의 단 2건 수주취소로 너무 심하게 반응하는 측면이 있음을 강조하는 전문가도 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확대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전세계 선박금융의 위축으로 번지느냐 하는 것인데 너무 앞서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선박금융이 무너지면 선가도 크게 빠져야 하지만 오히려 지난주 선가는 큰 폭으로 올랐다"며 "클락슨 인덱스 기준으로 지난주 평균 선가는 전 주에 비해 2%P 오른 189포인트를 나타내 여전히 조선업황에는 견조함이 유지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선박금융이 위축된다면 선가도 오르기 힘든 상황임을 강조했다.

송 연구원은 "단 2건의 수주 취소로 '조선경기가 끝장났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며 "조선업은 사이클이 있어 하락하기는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조선관련 연구원들의 주장도 엇갈린다. 그러나 이들이 입을 모으는 대목은 약세장에서 심리적인 요인이 맞물리면서 도를 넘은 공포감으로 투매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또다른 한 증권사 연구원은 "불쑥 나오는 악재에 취약한 약세장의 모습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드릴쉽 선박은 전세계 수주잔량 39척중 9척, 반잠수식 시추선은 전세계 49척중 6척, LNG선의 경우 전세계 수주잔량 109척 32척의 수주잔량을 보유하고 있어 1척의 선박 주문 취소가 실적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저가매수를 논하기에는 부담스럽지만 폭락한 조선주들에 대한 접근도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며 "선박금융의 위기로까지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는 못하지만 분명 시장은 과민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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