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株찾사] ELW 실패에서 여유와 겸손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 2008.08.03 15:33

[주식을 찾는 사람들] (9) 직장인 노홍래 씨(가명)

"주식 투자를 하면서 겸손을 배웠습니다."

직장인 노홍래(가명·33)씨는 의도치 않게 시작한 주식 투자가 자신의 성격까지도 바꿔놨다고 털어놨다.

노씨가 주식 시장에 뛰어들게 된 건 우연히 눈에 띈 신문 기사 하나 때문. 주식워런트증권(ELW) 투자를 통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에 앞뒤 가리지 않고 뛰어들었다.

처음 투자한 금액은 10만원. 그 10만원은 다음날 30만원으로 훌쩍 뛰어올랐다. 하루만에 3배로 돈을 불린 그가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한 건 당연한 수순.

노씨는 여윳돈 300만원을 가지고 ELW에 투자를 시작했지만, 6개월이 지난 뒤 원금은 12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큰돈을 잃자 답답한 마음에 노씨는 주식시장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기로 결심했고, 새빛증권아카데미에서 주식 강좌를 듣기 시작했다.

"첫 수업 시간에 강사가 하루에 1000원을 벌어도 감사한 마음을 가지라고 말했습니다. 그때 그 이야기를 듣고 콧방귀를 뀌었죠. 100만원 투자하면 적어도 10만원을 벌어야지 하는 생각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주식 공부를 한 지 몇 달이 지난 지금, 그는 하루에도 몇 번씩 감사하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주식시장에 대해 알면 알수록 돈 벌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노씨는 "주식 투자하면서 돈을 잃기도 했지만 대신 겸손을 배웠다"고 덧붙였다.

주식 투자를 통해 소위 '대박'을 치겠다는 욕심도 버렸다. 그는 "처음에는 몇달 만에 큰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투자를 시작했다"며 "이제 대박을 위한 투자에서 지금보다 조금 더 여유 있는 생활을 위한 투자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불같았던 성격도 훨씬 여유로워 졌다고 한다. 그의 성격을 바꿔놓은 것은 바로 주식 투자의 쓴 맛.

그는 "성격대로 급하게 투자하다보니까 계속해서 돈을 잃었다"며 "공부를 하면서 배운대로 겸손하게, 욕심을 가지지 않고 투자하니까 오히려 수익이 좋아졌다"고 귀띔했다.

대박을 원하지 않는다면 지금 노씨가 주식투자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큰돈을 벌겠다는 집착을 버리니까 주식 투자가 훨씬 재밌어 졌다. 이런 겸손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조금씩 돈을 불리는 것이 주식 투자를 하는 이유"라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는 편안함이 묻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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