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시장 "방학특수, 어디로 갔니?"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08.08.03 15:27
- 고유가·경기침체로 이사 수요 사라져
- 강남·양천·노원 등 우수 학군 전셋값↓

산업계와 마찬가지로 고유가와 경기 침체로 인해 주택시장에서도 '방학 특수'가 실종되고 있다. 통상 서울 강남구와 같이 우수 학군의 경우 방학철 이사수요로 인해 전세가격이 뛰기 마련이지만, 올 여름엔 내리막을 타고 있는 것이다.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여름 방학을 맞아 학군 수요로 특수를 누릴 것으로 보였던 강남구와 양천구 일대 아파트 전세가격이 하락세를 타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 조사 결과 지난주 강남구 전세가격은 전주에 비해 0.03% 하락했다. 지난달 초 만해도 전세가격이 소폭 올랐던 강남구 대치동의 경우 같은 달 중순 이후 보합세로 돌아섰다. 7월 초 2억5000만원을 웃돌았던 대치동 은마아파트 102㎡ 전셋값은 현재 2억3000만원 선으로 물러섰다.

양천구 소재 아파트 전셋값 역시 같은 기간 0.01% 빠진 것을 비롯해, 7월 한 달간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목동 신시가지 3단지 89㎡는 지난 달 초 2억500만원에 나왔던 전세 매물이 현재 1억9000만~2억원 선을 형성하고 있다.


목동 한신 청구아파트 109㎡는 2억4000만~2억5000만원으로, 한 달새 500만원 정도 떨어졌다. 목동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나와 있는 물건도 많지 않은데다, 찾는 사람도 거의 없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올 여름 아파트 전세시장은 이미 끝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서울 강북권 주요 학군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노원구도 마찬가지다. 노원구 중계동 건영 2차아파트 92㎡ 전세가격은 현재 1억3000만원으로, 지난 6월에 비해 500만원 떨어졌다. 또 102㎡는 한 달 만에 2000만원 정도 빠진 1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중계동 S부동산중계업소 대표는 "본격 여름방학이 시작된 지난달 중순 이후 중계동 아파트 전세가격은 주택형별로 500만~3000만원까지 내렸다"며 "주택 경기 등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방학특수가 사라져 버린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연구원은 "강남 대치동 학원가 등 교육 환경이 좋은 지역은 방학을 앞두고 전셋값이 오르는 게 상식이었지만, 올해는 방학특수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아파트 학군 특수도 경기 불황 앞에서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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