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 손발 묶이고 '입'만 남았다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08.03 13:10

[미 증시 체크포인트]5일 FOMC 성명 주목, 패니-프레디 실적발표 대기

지난주 미국 증시는 '롤러코스터' 자체였다.

다우지수가 200포인트 이상 오르내리는 급등락 장세가 투자자들을 초조하게 만들었지만 결과는 '제자리'였다. 한주간 다우지수는 0.4% 내린 반면 S&P500지수는 0.2%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성적이 좋았던 나스닥 지수도 0.43% 오르는데 그쳤다.

◇ FOMC 성명… 시장반응, 어디로 튈지 모른다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 금리결정이 5일로 다가왔다.
연준이 예상밖의 결정, 즉 금리를 인상한다면(혹은 만의 하나 인하한다면) 증시는 다시 한번 패닉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날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준금리를 현행대로 2%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연준은 갈수록 악화되는 경기지표로 인해 금리를 인상하기도 힘들고, 달러가치 하락 우려로 인해 금리를 내릴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해 손발이 꽁꽁 묶여 있다.
제임스 글래스먼 JP모간 이코노미스트는 "기본적으로 올해 연준의 금리결정은 큰 이슈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금리결정보다는 FOMC 성명에서 경기와 인플레이션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이느냐에 따라 시장의 반응이 달라질 듯 하다.
월가의 기대대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의 톤이 낮아지고 경기침체 우려에 무게가 실린다면 금융긴축 정책의 연기신호로 받아들여져 호재가 될수 있다. 반면, 경기침체의 심각성이 지나치게 강조된다면 투자심리를 더 얼어붙게 만들수도 있다.

지난달 FOMC 의사록에서 부각된 '매파'의 주장이 더욱 강해진다면 당장은 주식시장에 부담이 될 것이다. 하지만 달러가치 상승과 유가 및 상품가격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경우 결과적으로 증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이번주 발표되는 경기지표는 소비와 관련된 것들이 많다. 상무부는 4일 개인소득(PI) 및 개인 소비 지출을 발표하고 연준은 6일 소비자신용 자료를 내놓는다.

주택관련 지표들의 시장영향력이 커지고 있는만큼 7일 발표되는 미결주택 판매실적도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 금융주 실적 '암초'… 소비주도 대기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만의 보고서에 따르면 S&P500 편입기업들의 순이익은 2분기중 전년대비 평균 26%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융업종을 제외하면 오히려 6% 증가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만큼 금융회사들의 실적악화가 증시 전체 투자심리에 미친 악영향은 컸다. 2분기 어닝시즌(실적 발표 시기)은 마무리돼가고 있지만 아직 금융업종 실적발표의 암초가 남아있다.

무엇보다 2차 신용경색의 진원지가 된 미국의 양대 모기지 회사 패니 매와 프레디 맥이 각각 월요일(4일)과 목요일(7일) 실적을 발표한다. 이미 두 회사의 유동성위기 및 재무건전성 악화에 대한 재료가 노출될만큼 노출된 상태이지만 공식 수치를 접하는 투자자들의 심리는 다를 수 있다. 물론 지난주 메릴린치의 예에서 보듯 투자자들이 '노출된 악재'보다 새로운 희망에 초점을 맞춘다면 증시는 뜻밖의 호재를 만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세계 최대 보험사 AIG와 메릴린치가 지분을 보유한 세계 최대 상장 사모펀드 블랙스톤도 6일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다.

지난주말 GM의 실적쇼크가 증시반등세를 꺾는데 일조한 터라 상반기 판매실적 기준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로 등극한 토요타(4일)의 실적도 소비침체와 고유가의 여파를 가늠해볼 잣대로 주목된다. 토요타 역시 지난달 매출이 예상을 뒤엎고 급락했다.

경기의 리트머스지가 되는 소비관련주들의 실적발표로는 패션업체 케네스 콜(5일), 폴로 랄프로렌(6일), 리즈 클래어본, 크락스(7일) 등이 있다.
시장영향력이 큰 세계최대 네트워킹 시스템업체 시스코시스템스와 다우 구성 블루칩인 프록터 갬블은 5일 실적을 발표한다. 이밖에 타임워너(6일), 시리우스 XM라디오(7일)등도 미 증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만하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단독]구로구 병원서 건강검진 받던 40대 남성 의식불명
  2. 2 박지윤, 상간소송 와중에 '공구'는 계속…"치가 떨린다" 다음 날
  3. 3 [단독] 4대 과기원 학생연구원·포닥 300여명 일자리 증발
  4. 4 중국 주긴 아깝다…"통일을 왜 해, 세금 더 내기 싫다"던 20대의 시선
  5. 5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쯔양 복귀…루머엔 법적대응 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