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표정관리', 현대차는 '울상'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 2008.08.01 15:58

7월 판매서 희비 엇갈려

'한 지붕 두 가족.'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기아차는 디자인 총괄 부사장 피터 슈라이어의 '슈라이어 라인'이 부활의 서곡을 울렸다. 반면 현대차는 신차 효과가 거의 없는데다 고유가에 따른 경차 선호의 혜택을 누리지 못한 탓에 내수 시장점유율이 두 달 연속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노조 정치파업의 악재도 겹쳤다.

1일 현대ㆍ기아차에 따르면 기아차는 로체 이노베이션, 모닝, 씨드 등이 국내외에서 잘 팔리면서 7월 한달간 내수 2만7514대, 수출 7만8042대 등 총 10만5556대를 팔았다. 전년대비 38.9%가 급증한 실적이다.

로체 이노베이션의 인기는 예상대로다. '슈라이어 라인' 디자인과 '에코드라이브 시스템'이 고유가 상황과 맞아 떨어져 5117대가 팔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3.3% 많은 대수다. 7월 계약대수는 총 1만600여대로 아직 4000여명의 고객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유가급등의 최대 수혜차인 모닝은 파업 여파로 엔진공급이 차질을 빚어 5060대가 판매되는 데 그쳤지만 이 자체로도 이미 전년 동기대비 207.2% 증가한 규모다.

해외에선 씨드가 맹활약 중이다. 상반기 8만9291대가 수출된 데 이어 7월에는 1만3323대가 팔렸다. 7월까지 누계를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2% 증가한 10만2614대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6월에 이어 7월에도 내수 시장점유율 50%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다급해졌다. 현대차는 지난해 3월 이후 내수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꾸준히 유지해왔으나 6월에는 49.2%, 7월에는 48.9%로 점유율이 하락세에 있다.


현대차는 7월 한달간 내수 5만2535대, 수출 13만9662대를 판매해 전년동기대비 3.6% 감소한 전체 19만2197대를 판매했다. 이는 내수가 전년대비 판매량이 비슷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수출이 저조해진 데 따른 것이다.

올 들어 미국 자동차 시장은 침체에 빠져 7월에는 15년만에 최악의 상황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자동차 전문 웹사이트 에드먼즈 닷컴의 제시 톱락 애널리스트는 7월 미국 자동차 시장이 전년 동기대비 3.3%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7월보다 하계휴가 일수가 이틀 더 많고 파업이 없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7월에는 4일간 부분파업이 있었다.

내수에서도 상황은 녹록치 않다. 기아차의 경우 '모닝'이 고유가로 인한 경차선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지만 현대차는 경차가 하나도 없어 투싼, 베라크루즈 등 RV 진영에서 이탈되는 고객을 흡수할 길이 없다.

또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아반떼HD, 쏘나타 트랜스폼, i30, 싼타페, 베라크루즈 등 신차를 집중적으로 쏟아낸 반면 올해는 제네시스 한 대에 그쳐 신차 효과를 거의 누리지 못했다. 노조의 부분 파업이 빈번해 쏘나타 트랜스폼을 포함한 미출고 차가 3만대에 이른 것도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유가 영향으로 경차 진영에 고객을 많이 뺏긴 게 점유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노조 파업도 한 원인으로 분석되는 만큼 노조와 원만한 협상을 통해 점유율 회복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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