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세계 기업) 질서를 현 상태에서 무너뜨리기는 힘들다. 하지만 새로운 변화가 올 때는 이 질서를 무너뜨릴 기회가 생긴다"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이 1일 전경련이 주최하고, 국제경영원이 주관해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08 제주 하계포럼'에서 '미래트렌드와 차세대 유망산업, 유망기술'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 사장은 100년 이상 지속돼온 기업을 보면, 남이 없는 독점적인 자산(에너지산업)을 갖거나, 오랜 역사를 통한 신뢰(금융산업)를 쌓았거나, 끊임없는 변신(제조업, IT)에 성공한 3가지 특징을 지녔다고 분석했다.
정 사장은 "1988년 당시만 해서 누가 삼성전자가 일본 소니를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겠느냐"며 "디지털 전환의 변화 시기에 삼성이 잘하면서 소니를 앞지를 수 있었다"며 끊임없는 변신에 성공한 예를 소개했다. 그는 TV 산업뿐만 아니라, 카메라 산업, 프린터산업도 변화의 시기에 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세계 경제는 앞으로 2년간 좋지 않을 것이며, 이럴 때일수록 다음에 올 호황에 대비해야 한다며 5대 메가트렌드를 소개했다.
아시아가 세계 경제의 중심이 되는 신시장, 고령화, 기후변화, 도시화, 기술혁신 등 5가지의 변화가 다가오고 있으며, 이 시기에는 제조, IT, 금융, 바이오/헬스, 에너지/환경 등 5개의 축이 세계 산업을 지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이같은 5대 산업이 유망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며, 중요한 것은 누가 잘 활용하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5대 산업의 축 가운데 한국은 철강, 자동차, 조선 등 전통제조업과 IT의 강국이지만, 금융, 바이오/헬스케어, 에너지/환경은 아직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금융 등 한국이 국제적 경쟁력을 갖지 못한 3가지 주요 산업에서 이제 서서히 기회가 오고 있다는 게 정 사장의 주장이다.
이들 산업이 변화에 직면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바이오/헬스산업의 경우 케미칼에서 바이오로 넘어갈 때 한국에 기회가 있다는 것. 또 에너지산업의 경우 부존자원이 경쟁력이었던 시기에서 신재생에너지 등 태양광이나 풍력 기술베이스로 전환하는 변화의 시기에 기회가 온다는 것.
정 사장은 "향후 2년간 우리에게 기회가 있을 것이다"며 "향후 2년 동안 다음에 다가올 기회를 잡기 위한 역량 결집에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정 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최근 은퇴한 빌 게이츠의 말을 빌어 "경영자의 가장 큰 죄악은 큰 변화를 읽지 못하는 것"이라며 "최고경영자로서 내 분야에서 다음에 오는 큰 변화가 무엇인지를 분석해보고, 그 변화를 이용해서 새로운 사업을 추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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