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융위기와 침체의 끝은 어디인가?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08.01 08:18

집값 하락 종료가 위기 해결 시발점

- 주택 가격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안정
- 위기 해소는 집값 하락세 종료가 관건
- 美 정부, 대선 앞둔 해법 효과 있을까?

금융위기는 과연 언제 끝날까? 그리고 주택 가격 하락세는 도대체 언제 멈출 것인가?

대부분 전문가들은 주택 가격 하락세가 종료되기 전까지 금융위기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 금융위기는 주택가격 하락과 그에 따른 모기지 부도율 급증이 시발점이었다. 미국 정책당국의 저금리 유지가 자산 거품을 형성했고, 일반 소비자들이 주택 구입 대열에 동참하면서 미국 주택 가격은 거품으로 뒤덮였다.

바로 이러한 주택 가격의 거품이 2006년말부터 급격하게 꺼지면서 위기가 수면위로 급부상하게 된 것이다. 주택 가격 하락세는 단숨에 금융시장을 혼란으로 몰아넣었다. 금융권이 모기지 기초 상품에 크게 의존하면서 채권을 양산한데 따른 반대급부였다.

◇ 주택 가격 하락, 美경제 침체 일보직전

결국 주택 가격 하락과 금융시장 혼란은 미국 경제를 경기침체(Recession) 일보직전까지 몰고간 상태다. 3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는 지난해 4분기 0.2%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수정 집계됐다. 물론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 아니라 공식 침체로 선언된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고용, 소비, 생산 등 전분야에 걸쳐 경제 부진이 심화되면서 이미 실질적으로 침체에 빠졌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다 별개의 사건으로 유가 및 원자재 급등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경제는 원치않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주택 가격 등 자산 가치가 하락하고 있어 원래대로라면 물가하락(디플레이션) 압력을 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또 다른 변수인 원자재 가격 급등은 가뜩이나 침체 위협을 받고 있는 전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던지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위기에서 탈출하려면 주택가격 하락세가 멈추는 것 밖에는 없는 상황이다.

◇ 주택 가격 하락 끝나야 금융위기 종료

그러나 대부분 전문가들은 주택 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끝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만약 주택가격이 하락하더라도 2009년 하반기는 돼야 가시화될 것이라는게 이들의 지적이다. 특히 아직도 미국 집값이 비싸다는 견해가 주를 이루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이러한 의견에 동참했다. 그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주택 가격이 바닥이 되려면 멀었다"면서 "이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도 아직 완화 신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히며 이러한 분위기를 뒷받침했다.

특히 그린스펀 전 의장은 모기지 시장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패니매와 프레디맥 사태의 해법은 국유화 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만큼 주택 시장 상황이 위협적이라는 판단이다.

◇ 금융시장 위기 가열


결국 주택 시장 상황은 은행들의 대규모 상각을 초래했고, 금융기업들의 실패를 유도하고 있다. 실제로 베어스턴스가 파산 일보직전에서 JP모간체이스에 인수됐고, 최근 7번째 미국 지역 은행이 파산 일보 직전에서 재무부 산하 통화감독청(OCC)에 의해 영업이 중단됐다.

펀드들의 폐쇄도 이어지고 있다. 세계 2위 사모펀드업체인 칼라일 그룹은 야심차게 운영하던 헤지펀드의 문들 올들어 2개나 폐쇄하는 수모를 겪었다. 칼라일은 이날 올들어 2번째인 블루웨이브 헤지펀드의 투자 실패로 유동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주택 가격에 따른 채권 가격 급락 영향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와코비아의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비트너와 아담 요크는 "주택 가격의 정점에서 하락이 이미 시작됐으며 바닥은 내년 말이나 2010년 초반에서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자산 가격 급등 등 거품은 결국 큰 하락세를 낳게 된다"고 덧붙였다.

◇ 주택 가격 하락 절반 정도 왔다?

주택 가격이 1990년대 중반이나 후반의 적정 수준으로 떨어지려면 S&P 케이스실러지수는 35.1% 가량 떨어져야 한다. 그러나 케이스실러지수는 아직까지 17.5% 가량 떨어지는데 그치고 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중간 주택 가격(median)도 이를 기준으로 하면 17.2% 하락해야 하지만, 지금까지 11.2% 하락했다.
케이스실러지수

이를 바탕으로 판단할 경우 지금은 하락세의 절반에서 60% 가량 온 셈이다. 아직 주택 가격이 하락할 여지가 더욱 크다.

그리고 서브프라임 뿐만 아니라 알트에이, 프라임 모기지의 부도율 마저 급등하면서 정부 보증 모기지 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 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 처했다. 결국 미국은 재무부 차원에서 주택시장지원법안을 마련했고 이는 의회를 통과해 부시 대통령의 승인까지 받았다.

패니매와 프레디맥 마저 위협받는 상황이라면 미국 경제는 매우 심각한 위기에 처한 것이다. 과거 주택대부조합(S&L) 위기 때에는 패니매와 프레디맥은 전혀 타격을 입지 않았다.

세스 글라스 바클레이 캐피털 모기지 애널리스트는 "5월중순에서 7월중순까지 평균 모기지 금리가 60bp 급등했다"면서 "모기지 대출 부담 급증도 경제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美대선과 주택시장지원법안 효과는?

로이터통신은 최근 이러한 상황을 지켜본 후 최근 랠리 및 공매도 금지 규정에도 불구하고 금융주 회복을 기대하기엔 너무 이른 상황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직접적인 정부의 개입도 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지원이 과연 주택 시장의 하락세를 멈추는 것을 앞당기는 호재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로선 주택 시장 회복은 요원하다는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시작이다.

최악의 경우 금융기업들의 줄도산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금융위기의 끝은 주택 가격 하락이 선행돼야 한다. 그렇기 위해선 내년까지 참고 기다리는 해법이 없는 상황인 것인가. 선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미국 정부의 사태 해법이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미국 주택시장지원법안은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지원을 통해 어느정도 주택 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본격적인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이 법안이 효력을 발휘하더라도 주택 시장 안정은 내년까지는 요원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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