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업펀드, 틈새투자로 수익 '점프 업'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 2008.08.08 08:25

[머니위크]돈 되는 펀드, 돈 잃는 펀드

유진자산운용의 '점프- 업 주식펀드'(이하 점프 업펀드)는 국내 중소형 자산운용사의 고민의 산물이다. 미래, 한국, 삼성 등 대형사들이 '주류' 주식펀드시장을 독차지하는 상황에서 '틈새'라도 공략하겠다는 중소형사들의 생존의지가 담겨있다.

지난해 12월 말 설정된 점프 업펀드는 국내주식펀드시장의 틈새를 겨냥하고 있다.코스피지수와 정면 승부를 벌이는 정통 주류펀드와 달리 '구조조정기업'이라는 한정된 대상에 투자하고 있다. '점프 업'이라는 펀드 명처럼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가치가 급증하는 기업들에 집중 투자한다.

김상환 유진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대형사들과 동일한 운용구조의 주식펀드로는 은행이나 증권 등 주요 판매채널을 확보하기 어려운 게 중소형사들의 현실"이라며 "따라서 양호한 운용성과를 기대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대형사들이 상대적으로 관심을 적게 두는 구조조정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이어 "투자기간이 다소 긴 것이 흠이지만 구조조정 성과가 가시화될 경우 투자자들에게 상당히 양호한 수익률을 안겨줄 수 있다"며 "구조조정기업 투자는 대형사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영업 재무 지배구조 변화 기업에 주목

김 본부장의 설명처럼 점프 업펀드는 구조조정 기업을 주된 투자대상으로 삼고 있다. 전체 펀드자산의 70% 이상을 여기에 투자한다. 나머지 30%는 단기 트레이딩 목적으로 테마주나 이익모멘트 M&A 등 다양한 이벤트로 일시 급등락하는 종목 등을 편입한다.

유진자산에서 구조조정기업으로 분류한 투자대상은 모두 80여개 종목. 투자대상 종목은 ▲신규사업 진출 ▲적자사업 철수, 구조조정 ▲주주환원 및 감자 ▲재무구조 개선 등 4개 기준으로 선정된다.

신규사업 진출기업에는 동화약품, 영풍, 현대중공업 등이 해당된다. 적자사업 철수 기업으로는 하이트맥주, 오리온, 대원강업, 동원F&B 등이 분류된다. 주주환원기업으로는 금호전기, 리바트, 일성신약, 신성이엔지, 재무구조개선 기업으로는 한화, CJ홈쇼핑, SK, 한솔케미칼, CJ, 삼호, 한국타이어 등이 포함된다.

김 본부장은 "영업 재무 지배구조 등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80여개 기업들을 1차 분류한 후 계량적 분석을 통해 저평가 종목을 편입한다"고 밝혔다.

◆CJ계열사 편입 10위 안에 3개 포진

구조조정기업에 투자하는 만큼 일반 주식형펀드와 포트폴리오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수와 연동된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일반 주식펀드보다 적은 편이다. 대신 글로벌 차원의 산업구조조정이나 자회사 매각 등 구조조정기업의 비중이 높다.


6월 말 포트폴리오는 이 같은 특징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구조조정 기업으로 분류한 종목들이 편입 상위 10위안에 대거 포진해 있다. 상위 10위 종목은 삼성전자(10.9%), CJ제일제당2우B(10.0%), CJ2우B(8.9%), LG디스플레이(4.4%), 하나금융지주(3.6%), 코리안리(3.6%), CJ홈쇼핑(3.2%), 국민은행(3.2%), SK(3.1%), 기업은행(3.1%) 등이다.

김 본부장은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편입한 것은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점도 고려했지만 그보다는 사업구조조정기업으로 분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삼성전자의 주력업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산업이 글로벌 차원에서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라 편입했다는 것. 김 본부장은 특히 "반도체와 LCD분야에서 성공적으로 구조조정을 마무리할 경우 삼성전자의 주가는 한 단계 더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LG디스플레이에 대해서도 동일한 잣대를 적용했다. 글로벌 차원에서 LCD업종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최근 주가는 약세지만 '혼돈'의 시대가 마감되면 재차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밖에도 김 본부장은 다양한 논리로 매수이유를 설명했다. 코리안리는 지난해 해외진출 사업부문의 정리에 따른 손익개선 기대효과, CJ홈쇼핑은 자회사의 지분법 적용으로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 들어 자회사 매각 등으로 흑자전환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하나금융지주, 기업은행 등 은행주들은 은행 간 추가 M&A(인수합병) 기대감으로 사들였다.

다만 CJ제일제당 2우와 CJ2 우B는 무위험 차익거래를 위해 매수했다고 밝혔다. 이들 종목은 연말 보통주로 자동 전환하기 때문에 보통주에 비해 평균 10% 정도 할인 거래되는 현상을 이용한 일종의 무위험 차익거래전략이다. 10% 할인된 가격에 매수해서 연말 보통주로 전환하면 별다른 위험 없이 10% 차익을 번다는 설명이다. 다만 거래량이 적어 시간을 들여 적정 가격에서 매수하는 인내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구조조정 성과 가시화에 적어도 2년은 필요

지난해 말 설정된 점프 업펀드의 누적수익률은 -15.9%에 달한다(7월30일 기준).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15.9%)와 비슷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설정액은 232억원대에 불과하다.

김 본부장은 "아직 운용기간이 1년 미만이라 은행과 증권사의 판매채널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며 "투자대상 기업의 구조조정 성과가 가시화되는 내년 상반기 이후 판매가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닝스타코리아의 이대석 펀드애널리스트는 점프 업펀드에 대해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턴어라운드 기업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며 "6월 말 현재 투자대상 42개 종목 중 CJ제일제당2우B, CJ2우B, CJ홈쇼핑 등 CJ그룹의 비중(19.82%)이 높은 것이 눈에 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10%를 투자한 CJ제일제당2우B가 조정장에 강한 모습을 보이며 수익률 방어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구조조정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린다”며 “적어도 2년 이상 장기투자하면 일반 주식펀드보다 양호한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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