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우리 신한 하나 4대 은행이 발표한 2분기 실적은 '외화내빈'으로 요약된다. 자산은 대부분 두자릿수 성장했으나 수익성이 일제히 하향곡선을 그린 때문이다.
이들 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발생한 LG카드 매각이익 등 일회성 특수요인이 사라졌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 속에 이익의 질이 저하된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외형 커졌다=은행들의 덩치는 더 커졌다. 국민은행의 총자산은 지난 6월말 현재 258조원으로 올들어 25조9000억원(11.1%) 늘어났다. 신한은행의 총자산도 229조원으로 같은 기간 21조원(10.1%) 증가했다. 우리은행의 총자산은 236조원으로 17조원(7.8%), 하나은행도 147조5000억원으로 18조5000억원(14.3%) 각각 불어났다.
적극적인 영업에 힘입어 여수신잔액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 6월말 기준 국민은행의 원화총수신 잔액은 169조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1% 증가했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각각 11%가량 늘었다. 이들 은행은 원화대출금도 8~10%씩 늘렸다.
◇수익성 약화=반면 당기순이익 등 수익성은 약화됐다. 은행별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우리은행이 79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7%, 신한은행은 8760억원으로 43.1% 각각 감소했다. 하나은행도 5200억원에 11.7%, 국민은행은 1조2760억원에 10.1% 줄었다. 영업이익도 모두 30% 이상 감소했다.
대표적 수익성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지난 6월말 현재 NIM은 국민은행(2.98%) 우리은행(2.25%) 하나은행(2.05%) 신한은행(2.03%) 등으로 대부분 0.10%∼0.27%포인트 하락했다.
또 예대마진폭이 줄면서 이자이익부문 성장이 정체되는 모습이었다. 은행들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활로를 찾고 있는 비이자이익의 경우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전분기 대비 각각 12.4%, 28.5% 늘렸지만 절대규모에서 아직 미약한 수준이다.
이 결과 또다른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 모두 급락했다. ROA가 1% 넘는 은행은 국민은행(1.10%) 1곳에 불과할 정도다. ROE는 국민은행이 15.86%, 신한은행이 15.62%로 지난해 말보다 각각 2%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건전성 개선=다행히 연체율은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국민은행의 2분기말 현재 연체율은 0.57%로 전분기 대비 0.08%포인트, 지난해 말보다는 0.0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1분기말 0.74%로 높아졌던 신한은행의 연체율도 0.67%로 하락했고, 하나은행도 0.71%로 낮아졌다. 다만 일부 은행은 건설업 대출 연체율이 2%를 웃돌았다.
한편 부실에 대비한 충당금전입액은 큰 폭으로 늘어났다. 국민은행의 충당금전입액은 올 상반기 50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2% 증가했다. 우리은행이 3890억원으로 71.5%, 하나은행이 2640억원으로 88.6% 각각 늘었다. 신한은행은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43.1% 감소한 1370억원만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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