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바닥" vs "여전히 가시밭"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 2008.07.31 14:52

주식운용본부장, 향후 국내증시 전망 엇갈려

미국 증시가 연이틀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향후 국내증시에 대한 주식운용본부장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바닥권을 지나고 있다는 입장과 여전히 추가 조정 리스크가 상존해 있다는 신중론으로 대별돼 있다.

김기봉 CJ자산 주식운용본부장은 31일 "미국 금리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고 달러 강세 조짐이 보이고 있는데다 상품 가격 역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며 "현재 미국 증시는 바닥을 지나고 있다"고 해석했다.

김 본부장은 "한국 증시가 미국 증시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미국 증시가 회복세를 보일 때 국내 증시도 상승 기조로 돌아설 것"이라며 "미국 금융 시장이 안정을 찾게 되면 본격적인 반등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성엽 KB자산 주식운용본부장도 "최근 미국 시장을 불안케 했던 요인들이 해소되는 만큼 국내증시의 반등을 기대해도 좋다"며 "미국 시장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비 동향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 본부장은 "미국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유가 안정과 물가 상승 압력의 신호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작년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분명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국내 증시의 상승세가 기대되는 만큼 지금 주식 시장에서 발을 빼는 보수적인 전략은 의미가 없다"며 "지금이 적절한 매수시기"라고 조언했다.


반면 김영준 NH-CA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미국 금융위기가 진정되고 있지만, 아직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며 "이러한 상태에서 미국 증시 전망을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물론 미국 증시가 안정을 찾는다면 한국 증시 역시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인플레이션, 가계 부채, 부동산 경기 악화 등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 본부장은 "좋은 길을 걸을 때는 성큼성큼 걸어도 되지만, 밀림이나 숲길을 걸을 때는 조심스럽게 한걸음씩 내딛어야 한다"며 "지금은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보수적인 투자 자세를 취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정경수 우리C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역시 "미국 증시 침체의 가장 큰 원인인 주택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며 "이러한 위험 요소가 남아 있기 때문에 미국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향후 한국 증시는 미국과 중국 경제 방향에 따라서 좌우될 것"이라며 "만약 미국 증시의 약세가 이어지고 중국 경제의 경착륙까지 이어진다면 한국 증시는 약세장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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