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홀릭이 된 가장은 '슈퍼맨'이고 싶다

머니위크 김성욱 기자 | 2008.08.13 13:30

[머니위크]영화 속 경제이야기/

여름휴가철이다. 요즘은 우리나라도 휴가의 개념의 바뀌어 여름에 휴가를 가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초등학생 이상의 자녀를 두고 있는 집이라면 여름에 바다나 산(계곡)으로 피서를 가 물놀이를 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주부들은 여름휴가지로 물놀이를 최고로 꼽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가 지난 6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설문조사(전업주부 3872명 대답)를 한 결과를 보면 산 또는 계곡(43.0%)에 있는 펜션(34.8%)에서 가족(94.6%)과 함께 2박3일 이상(80.3%)의 휴가를 보낼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휴가 시기는 8월 초가 40.2%로 가장 많았다. 휴가 비용은 30만 원 계획이 38.4%로 가장 많았고 50만 원이 26.5%로 그 뒤를 이었다.

이와 함께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휴가비를 지급하는 기업이 58.8%로 나타났으며 평균 25만6000원의 휴가비를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휴가에 따른 비용도 비용이지만 숙소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산과 바다로 떠나는 사람이 워낙 많기에 미리 예약을 하지 못해 어떻게 되겠지 하고 떠나면 ‘노숙’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휴가를 떠나 지친 몸을 충전하고 가족과 하루 종일 함께하는 시간을 갖고자 하는 욕심도 있지만 밀린 회사일 때문에 휴가를 떠나도 마음이 편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가족도 중요하고 그렇다고 회사를 포기할 수도 없고….

가정도 중요하고, 회사도 중요하고, 휴가도 가야하고, 회사일도 해야 하는 갈등에 쌓인 현대사회의 가장을 잘 표현한 한 영화가 최근 케이블 TV 영화채널에서 자주 방영되고 있다.

2006년 작인 (원제/RV. 감독/베리 소넨필드 출연/로빈 윌리암스, 셰릴 하인드, 조애너 조조 리버스크, 조쉬 허처슨, 제프 다니엘스, 윌 아넷)가 그 주인공이다. 이 영화는 가족과 소원해진 중년가장이 가족들을 캠핑카에 태우고 험난한(?)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가족용 모험 코미디물이다.

미국에서 개봉 주말 3일 동안 1641만 달러의 수입을 기록하여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랭크된 영화이지만 국내에서는 영화관을 거치지 않고 DVD로만 출시됐다.

◆박스오피스 1위 랭크된 가족 모험 코미디

음료회사인 바이브의 인수부장으로 있는 중년 가장 밥 먼로(로빈 윌리암스 분)는 아내 제이미(셰릴 하인드 분), 그리고 15살된 딸 캐씨(조애너 조조 리버스크 분)와 12살의 아들 칼(조쉬 허처슨 분)에게 여름휴가로 하와이로 여행을 떠날 것을 약속한다.

그러나 바이브에서 콜로라도지역의 음료회사 알파인 소다회사와 합병을 추진하면서 사장인 토드 맬로이(윌 아넷 분)가 밥에게 하버드대 출신 신출내기와 경쟁을 내세우며 연설문 작성과 회의 참석을 명령한다. 밥은 직장에 대한 스트레스로 토드의 지시에 따라 하와이를 포기하고 콜로라도로 갈 것을 결정한다.

밥은 결국 일 때문에 휴가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에 가족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하와이여행을 포기하고 RV(캠핑카)를 빌려 콜로라도의 너바나호수로 휴가계획을 변경한다.


그러나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한 캠핑카 여행은 출발부터 밥의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다. 밥 가족은 RV 캠핑장에서 자신들이 타고 온 RV의 하수구가 막혀 고생을 하면서 이상한 정신세계를 가지 트레비스 고닉크(제프 다니엘스 분) 가족을 만난다. RV에서 생활하는 트레비스 가족은 밥과 그 가족에게 과잉친절을 베풀고 그들을 이해 못하는 밥 가족은 트레비스 가족을 피하기 위해 갖은 수단을 쓴다.

콜로라도에 도착한 밥은 가족들 몰래 RV를 끌고 알파인사로 가 경영진에게 합병의 필요성을 설득해 성사시키고 무사히(?) 돌아온다. 그러나 토드는 알파인의 직원들이 합병에 대해 반대를 하고 있어 이들의 설득을 위해 밥이 다시 한번 알파인사 직원 모임에 참석하기를 지시한다.


밥은 가족과 함께 너바다호수에 갔다가 RV가 호수에 빠지는 바람에 알파인사 모임에 참석하지 못할 상황이 되면서 가족들은 하와이여행 대신 콜로라도로 휴가를 오게 된 이유를 알게 된다. 밥은 혼자 알파인 모임에 참석하러 떠나고 나머지 가족들은 우연히 트레비스 가족을 만나 도움을 받는다. 밥도 알파인사로 가다가 이들과 다시 만나 자신이 처한 사정을 설명하고 가족간의 사랑을 돼 찾는다.

◆캠핑카 1박2일에 15만원선

영화의 제목이자 밥 가족이 탄 차량인 RV(Recreational Vehicle:레저용 차량)의 줄임말이다. RV는 여가활동이나 여행에 중점을 두고 다인이 탑승하거나 2~3명이 탑승 하더라도 차량에서 거주할 수도 있다는 전제하에 만들어진 차량을 말한다. 험로주행이나 모터보트를 끌고 다니는 것과 같은 스포츠활동에 적합하도록 세팅한 차량인 SUV(Sports utility vehicle) 등도 큰 범주로 보면 RV다.


이처럼 RV는 캠핑카를 포함한 레크리에이션 전용으로 만들어진 차를 지칭하는 말이지만 미주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에서는 이러한 차를 별도로 캠핑카라고 부른다.

최근 한 TV프로그램에서 캠핑카가 소개되면서 우리나라에도 캠핑카의 이용이 많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캠핑카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도 약 10곳 정도에 달한다.

특히 현대카드는 서비스 브랜드인 프리비아 레저에서 캠핑카 렌탈 서비스를 하고 있다. 현대카드의 경우 1주일에 150~200회 정도 전화 문의가 들어오고 있으며 최소 한달 전에는 예약을 해야 원하는 날짜에 캠핑카를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캠핑카를 한번 빌리는데 드는 비용은 회사마다 그리고 캠핑카의 크기에 따라 다소 다르지만 이용 요금은 1박 2일을 기준으로 일반형 캠핑카 렌탈비는 평일 15만원, 주말 28만원이다(현대카드 기준).

◆영원히 ‘슈퍼맨’이고 싶은 이 시대의 가장

영화 제목 는 캠핑카라는 의미 외 런어웨이 버케이션(Runaway vacation) 즉 ‘휴가로의 탈출’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밥은 당초 가족관계 복원을 위해 하와이여행을 계획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캠핑카를 타고 험난한 콜로라도로 방향을 바꾼다. (결과적으로 가족관계 복원은 기대 이상이 됐고 보다 가정적이고 정직한 새로운 직장도 얻게 됐지만).

밥은 이 시대 가장의 자화상을 보여준다. 밥은 캠핑카가 너바다호수에 빠지면서 왜 이곳으로 휴가지를 변경했는지 알게 된 가족들에게 “삶은 힘든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게 힘든거야”라고 말한다.

어쩌면 이 시대 가장의 변명일지도 모른다. 세상에는 쉬운 일이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에게는(어쩌면 남자에게는)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함께 자녀들에게는 영원한 ‘슈퍼맨’이고 싶은 마음이 어깨를 짓누르고 있기도 하다.

밥은 가족에게 숨긴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내가 곤란한 걸 알리고 싶지 않았어. 난 실패하고 싶지 않았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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