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사람' 알면 대단한 사람되나

강경태 한국CEO연구소장 | 2008.07.31 12:41

[김대리CEO되기]작은 일이라도 하고 싶은 일을 꾸준하게

얼마 전 기자생활을 마감하고 직장에 몸담고 있는 지인 A를 오랜만에 만났다. 식사 후 자리를 옮겨 대화를 나누던 중 대인관계, 인맥에 대한 얘기로 이어지게 되었다.

몇 년 전 A의 출판기념회에 초대받아 참석을 했는데 유명한 CEO, 명사들로 성황을 이뤘다. 마음속으로 이렇게 많은 명사들을 관리하려면 쉽지 않을 텐데 대단하다고 느꼈다.
 
대조적으로 필자의 인간관계는 폭이 좁다. 지인 명단에 명사도 거의 없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첫째, 계획하는 비즈니스 규모가 크지 않아 굳이 명사급 사람들을 만날 필요가 없다.

경제잡지를 보면 각종 행사에 약방의 감초처럼 참석하는 명사들이 있는데 열심히 활동한다고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출연횟수를 줄여야 존재감도 생기고 몸값도 높아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신비감도 예전보다 못하다.
 
둘째, 명사라는 상징성보다는, 언제나 함께 할 수 있는 지인들이 훨씬 효율적이다. 세상에서의 배움이란 큰 포부와 목적이 아니라면 일상에서 얼마든지 습득할 수 있다. 명사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려면 시간, 노력, 비용을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만남이 언젠가 자신이 필요한 시기에 명사라는 카드를 쓰려는 목적이라면 지금 포기하는 것이 좋다. 카드를 쓰게 되면 그 순간부터 관계의 하락이 시작되고, 심지어 단절도 생길 수 있다.

명사 입장에서는 그동안의 관계 때문에 요구 사항을 들어 줄 수 있으나, 상대방의 목적을 간파한 이상 더 이상 순수한 만남이라고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범하지만 늘 곁에 있는 지인들은 오히려 도움 요청에 인색하지 않고 관계 단절도 신경 쓸 필요가 없어 좋다.

그래서 잘 나갈 때 조심하고 곁에서 응원해주고 기도해 주는 지인들을 홀대하지 않아야 한다. 정작 내가 필요할 때 그들이 등을 돌릴 수도 있으니 시쳇말로 ‘있을 때 잘 해야’ 한다.
 

남들과 차별화해야 성공한다고 말한다. 돈을 빼면 의미가 없는 시대이니, 오히려 반대 방향은 어떨까 생각한다. 반대는 돈이 모이지 않는 봉사와 나눔의 영역이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이라고 표현해도 좋다. 그러나 세상은 돌고 도는 것이니 오히려 반대방향에 더 큰 길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며칠 전 후배 B가 사무실로 찾아 왔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직장인들을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어, 타 커뮤니티 시삽(운영진)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시삽들은 필자의 가장 든든한 응원군이다.

B에게 이런 말을 전했다. “현재 위치가 된 것은 오래 전 CEO를 지향하는 직장인들을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든 덕분이다. 우리가 현재 뭘 크게 할 수 있겠는가.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커뮤니티를 운영을 열심히 하다 보면 반드시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다.”
 
6년 전 대기업을 그만두고 설레는 마음으로 들어간 벤처기업에서 사장의 모럴 헤저드 때문에 CEO를 지향하는 직장인들과 함께 올바른 길을 모색하기 위해 온라인 공간에 커뮤니티를 만들게 되었다.

물론 훨씬 오래 전인 신입사원 때부터 CEO에 대한 염원이 있었다. 개설 초기 하루에 2~3시간을 투자하면서 열심히 관리했다. 경영에 대한 정보를 게재하다 보니 욕심이 생겨 마케팅, 기획, 혁신 등의 주제를 가진 타 커뮤니티의 오프라인 모임에 일주일에 2~3번씩 2년을 참석하니 경영 전반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다.

회원들이 유명한 CEO를 초청해서 강연을 진행해 달라고 요청하니 직장인 신분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안철수 대표는 2년이란 기간 동안 공을 들여서 승낙을 받았다. 지금은 명사 섭외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회원들을 위한 신규 정보 취득을 위해 타 커뮤니티 모임에 참가했다가 그 모임 시삽인 기자의 도움으로 원하던 칼럼니스트가 되었다. 커뮤니티에서 도서소개에 도움을 주다 보니, 저자강연회를 주관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명사들과 만나는 기회가 많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위와 같은 활동 결과 용기를 내어 3년 전 창업을 하게 되었다. 봉사하는 마음으로 만든 작은 일이 지금의 결과를 가져다 주었다.
 
작은 일이라도 하고 싶은 일을 꾸준히 하다보면 좋은 결실이 생기기 마련이다. 여기서의 판단 기준은 ‘가치’다. 가치 있는 일을 찾고, 만드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김 대리의 승부수도 여기에 있다. 좋은 가치, 향기로운 가치는 언젠가는 빛이 나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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