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투기의 순환… 다음은 주식 차례

신성호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장(상무) | 2008.07.31 12:21
국제적으로 주식, 부동산, 상품을 대상으로 한 투자가 일순(一巡)한 것 같다. 때문에 차후의 투자대상에 관심을 갖는데, 그 대상이 주식일 듯싶다.

이런 견해가 직업적 편향일 수도 있겠지만, 주식이 여러 투자대상 중 값싼 편이어서 대안이 될 것 같다.
 
돌이켜보면 국제자금은 각 부문에 걸쳐 투기를 순회했다. 우선 1983년부터 2000년 초까지 주 관심은 주식이었다.

동 기간 중 미국의 다우지수는 1000%, 나스닥은 1650% 상승했다. 유럽 국가들의 주가도 500 ~ 1500% 상승했다.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곳은 홍콩으로 2050%나 올랐다. 해당기간 중 선진국의 누적 물가상승률이 80%인 점을 감안하면, 주식 성과는 엄청난 셈이다.

그러나 주가는 2000년 초 이후 세계적으로 하락했다. 물론 2003년 2분기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세계적으로 주가가 상승했지만 상승은 2000년 최고 수준 내외에서 그쳤다. 또 11월 이후에는 재차 떨어졌다. 엄밀하게 평가하면 2003년 이후 상황은 반등이라 하겠는데, 때문에 2000년 이후의 세계주가는 잃어버린 8년이라 하겠다.
 
한편 2000년까지 주택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은 주식만큼은 상승하지 않았지만 꾸준히 올랐는데, 1982~1999년 중 미국 주택가격의 경우 110% 가량 상승했다. 즉 1999년까지는 주식과 짝지어 상승한 것인데, 부동산 쪽으로 자금쏠림 현상은 2000년 이후 심화되어 2000~2006년 중반에 걸쳐 배 가까이 뛰었다. 2000년에 세계적으로 주식시장이 붕괴되자, 모든 국가에서 주택을 안전자산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1980년 초 이래 하락하던, 유가 등 상품가격이 2002년부터 상승했다. 빌미는 이라크 전쟁으로 인한 유가상승이 촉발했지만 사실은 석유가 새로운 투자대상으로 주식의 공백을 메워간 것이다. 즉 주택이 주식 대신 석유와 투자대상으로 짝이 된 것인데, 유가 상승과정에서 금, 구리, 니켈 등 여타 상품 가격도 동반 급등했다.
 
그러나 2006년에 주택과 상품가격이 전환점을 맞았다. 우선 주택가격이 떨어졌고 니켈, 아연 등 일부 상품도 하락하였다. 특히 상승폭이 큰 상품일수록 하락폭이 컸고, 이런 점이 결국 다른 상품의 가격하락을 유발시켰다. 이렇게 되자 국제 핫머니들은 투자대상을 안전성 높은 생필품 관련 석유, 곡물 등 일부 상품으로 좁혔다. 투자대상 품목이 좁아지는 것은 통상 투기의 말기현상이지만, 여하튼 국제 핫머니가 극히 일부 품목에 집중되자 당장은 유가와 곡물가가 폭등했다.
 
그러나 올해 곡물 생산 증가가 가장 높고, 선진국을 중심으로 석유 소비는 줄었다. 특히 석유는 미국의회가 규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동 상품들에 대한 부정적 요인이 발생한 것인데, 가격은 어느 경우든 지나치게 높으면 작은 악재에도 크게 흔들리기 마련이다.

규제를 받은 니켈 가격이 최고가격 대비 60% 이상 떨어진 점이 그 사례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최근 유가나 곡물가의 큰 폭 하락은 당연한 것이다. 때문에 주식 → 주택 등 부동산 → 석유 등 상품으로 이어졌던 일련의 투기과정이 일단락 된 듯도 하다.
 
그러나 전술한 것과 같이 그간 돈들이 줄곧 투자처를 찾아 왔던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이러한 점은 앞으로도 투자대상을 찾을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비록 최근에 국제적으로 금리가 상승했지만 절대 금리 수준은 여전히 낮기에 투자 대상 찾기 가능성은 높은데, 이 과정에서 주식이 주목될 소지가 높다.

현재 각국의 평균 PER(주가/1주당순이익)이 10배 내외이기 때문인데, PER 10배를 금리로 환산하면 10%에 해당된다. 즉 금리대비 주식의 높은 경쟁력을 감안하면 시간은 소요되겠지만 국제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환류 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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