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절반의 호재 안고 출발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8.07.31 08:15

美증시 연이틀 급등… 국제유가 반등은 불안감

뉴욕증시가 2거래일 연속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반면 국제유가는 하룻만에 다시 반등했다.

31일 국내증시는 미국증시의 연이은 상승이라는 호재와 국제유가의 반등이라는 악재가 뒤섞인 하루를 맞아야 하는 셈이다.

다우지수는 이날 186.13포인트(1.63%) 오른 11583.69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2.4%대 반등까지 더하면 2거래일간 451포인트(4.02%)나 올랐다. 나스닥 지수와 S&P500지수도 0.44%와 1.7% 상승하며 힘을 보탰다.

국제유가는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 전날에 비해 배럴당 4.58달러(3.8%) 오른 126.77달러로 마감했다. 미국 에너지부의 휘발유 재고량 감소 발표에 따른 반등의 성격이 짙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부분은 국제유가 상승이 미국 증시의 장중에 영향을 끼치면서 상승 동력이 소진되는 듯 했지만 에너지 관련주의 강세로 장마감을 앞두고 매수세가 살아났다는 점이다.

뉴욕증시가 뒷심이 부족해 하락반전으로 마쳤다면, 이날 국내증시도 '유가상승+미국증시 하락'이라는 도돌이표같은 악재반복에 허덕일 준비를 해야할 지도 몰랐다.

그러나 상승한 국제유가는 부담으로 남겠지만 2거래일 연속 급등한 미국증시는 그나마 안정감있는 모양새로 다가온다.

코스피시장은 절반의 부담만 안은 채 시동을 걸어야 하는 셈이다.

2차 신용위기 재발에 미국정책당국이 발빠르게 움직이며 시장에 불안감을 제거하는 노력을 보인 점도 긍정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월스트리트의 은행과 증권사들에 대한 유동성 긴급 대출 프로그램을 2009년 1월30일까지 연장키로 했다. 메릴린치의 부실자산 상각과 발빠른 긴급수혈도 시장에서는 안정감있게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발 외풍은 어느 정도 안도감있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외부 문제에 한숨을 돌리면서 눈길은 국내로 집중된다.

전날 국내증시는 해외발 호재를 맞이하고서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기업을 인수하거나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맺은 ‘풋백옵션’ 악재가 불거지면서 상승 속도를 가속화하지 못했다.


금호계열의 주가는 금호타이어가 7.1%, 급락한 것을 비롯해 금호석유 하한가, 금호산업 -11.9%, 대우건설 -7.3%, 아시아나항공 -3.0% 등 홍역을 치렀다.

31일 그룹계열사들이 모두 참여하는 대규모 투자설명회(IR)를 열어 유동성 확보와 경영 합리화 방안을 발표한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시장에 실망스러운 발표가 나오면 다시 한번 주가는 추가 동력이 훼손될 전망이다.

국내증시는 국내외의 불안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급격한 추가 반등은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하락에 비해 반등 탄력이 강하지 못한 이유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으로 거시경제 펀더멘탈의 부진을 꼽았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12월말 대비 현재 주요국의 물가와 실업률 상승폭의 합을 살펴보면 한국은 2.04%포인트 로 주요 선진국 평균 1.75%포인트에 비해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가와 실업률 상승 폭의 합이 크다는 것은 경기둔화와 물가상승의 위험이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등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지만 다른 선진국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는 점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거시경제의 펀더멘탈 부진은 증시의 반등탄력을 줄이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게 이 연구원의 해석이다.

또다른 문제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아직 높은 수준에 있다는 것이다. 동양종금증권이 분속한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판단해 볼 수 있는 증시와 환율, 채권시장 표준편차 평균은 3.3% 수준이다. 2002년 평균치 2.7% 대비 높은 수준을 보이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국내 금융시장의 리스크는 높은 편이다.

이같은 리스크 증가는 주요 매수 주체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저해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각종 지표와 환경이 부정적인 면으로 가득찼다고는 해도 주식시장에서 오르는 종목은 있기 마련이다.

전날 후판가격 인상에 따른 후폭풍으로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등 조선업체들의 주가는 하락한 반면 POSCO를 비롯한 철강업체들의 주가는 상승세를 내달렸다.

31일 증시에서도 실적개선과 단기모멘텀이 엿보이는 종목을 바탕으로 대응한다면 효율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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