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유가 200달러 시대에 대비하라

머니투데이 김주연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 2008.07.30 15:50

종말론..유가급등 최후의 시나리오<1>기술주 거품붕괴와 다가오는 재앙의 그림자

편집자주 | 최근 들어 조금 잠잠해지긴 했지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유가는 지구촌 경제를 움직이는 여러 변수들 중 가장 큰 걱정거리다. 도대체 왜 이렇게 오르는지, 언제까지, 어디까지 오를 것인지, 또 그 끝이 온다면 세계 경제는 어떻게 될지, 해결책은 없는 것인지.. 2006년 9월 출판된 스티븐 립의 "다가오는 경제붕괴(The Coming Economic Collapse)"에 그 답이 있다.물론, 이 책에 등장하는 유가나 세계 경제에 대한 전망이 저자의 자의적인 해석에 기댄 면이 없지 않아 이야기를 풀어가는 중간 중간 끼워 맞춘듯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 넘을 것이고 이는 문명 붕괴의 신호라는 저자의 논리가 지나치게 극단적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최소한, 저자의 말처럼 가장 최악의 경우를 산정해놓고 그것을 피하기 위해 고민 한다면, 그 과정에서 얻은 혜안으로 극단을 맞을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는 있다. 그렇기에 현 시점에서 'The Coming Economic Collapse' 는 다시 한 번 펼쳐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3회에 걸쳐 그 내용을 간략히 연재할 예정인데, 글 싣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편집자> -1부 기술주 거품붕괴 -2부 에너지 고갈로 인한 위기 -3부 문명의 붕괴-원인과 대책 +투자 조언

1990년대에 기술 발전이 기하급수적으로 이뤄질 것이며, 기술 발전에 말미암아 산적한 세계적 문제들이 해결되고 모든 투자자들은 부자가 될 것이라는 맹목적 믿음은 광기처럼 전염됐었다.

그러나 이런 믿음과는 달리 기술 발전의 속도는 갈수록 느려졌다. 예컨대 21세기 초에 과학은 10년마다 5건 이상의 역사적인 발견에 힘입어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왔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이런 눈부신 발전의 속도는 떨어지기 시작했다. 1970년대에는 단 3건(양자우주론, 카오스 및 프랙탈, 항생제) 정도의 획기적인 발전이 있었고, 1980년대에는 고작 1건 (DNA 복제)이 있었을 뿐이며, 이후로는 한 건도 없었다.

기술 발전의 둔화는 인류 진보의 일반적인 패턴을 따르고 있다. 문명이 수익성을 증대시키는 과정에서 수익률이 가장 높은 시기는 초기 단계다. 결과적으로 농업에서부터 기술, 원유 생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한계 수익은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런데, 오늘날 석유 자원에 대한 맹목적 믿음은 90년대 기술주에 대한 그것과 크게 닮아있다.
1999년대에 거의 모든 사람이 기술주 시장에서의 강세장(bull market) 이 지속될 것이라 맹목적으로 믿었다면, 반대로 오늘날 거의 모든 사람은 원유 시장에서의 강세장이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 믿고 있다.

그러나...

(1) 다가오는 재앙의 그림자

a. OPEC 창설과 1973년의 1차 오일 쇼크 이래, 유가는 미국 경제와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되었다.

1973년 제 4차 중동 전쟁에서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지한 데 대한 항의 표시로 OPEC 국가들이 석유 수출을 제한해 국제 유가가 70% 상승하자 미국 경제의 취약성이 노출됐다. 유가에서 촉발된 불똥은 미국 경제에 심각한 불황을 초래해, 성장은 침체되는데도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했다.(이후 1999년 비 OPEC 회원국의 석유 생산이 정점에 달한 것으로 관찰됐고, 실제 생산량도 하락하기 시작했다.)

b. 지난 30년 동안 미국은 에너지 공급에 관한 통제력이 약화돼 왔으며, 이 결과 에너지 공급은 외부의 정치, 경제 요인의 영향을 더 많이 받게 됐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석유 생산국은 사우디아라비아이다. 그러나 “사막의 황혼”의 저자 매튜 시몬스는 1979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총 확인 석유 매장량이 1100억 배럴임을 증명했다. 이후 지금까지 사우디아라비아는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약 600억 배럴의 석유를 뽑았다.
즉, 사우디아라비아의 생산량은 이미 정점에 이르렀다.

게다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집권 세력은 미국을 동맹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사우디의 극단적인 이슬람 성직자들은 단호한 반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1950년대 지질학자 허버트(M.King Hubbert)에 의하면, 한 유전에서 석유의 절반을 뽑고 나면 생산이 줄어들기 시작한다(허버트법칙). 허버트는 이를 미국에 적용, 미국 내 석유 생산이 1970년대 정점에 이를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허버트의 예측은 정확했다. 실제로 1970년 미국의 일일 석유 생산량은 900만 배럴을 약간 초과해 사상 최대치에 이른 뒤, 이후부터 계속해서 조금씩 하락했다. 오늘날 미국은 하루 약 550만 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이 무렵 미국은 국내 생산 석유보다 수입 석유를 더 많이 소비하기 시작, 이후 전체 석유 소비량에서 수입 석유 소비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 늘어났다.
미국이 소비되는 석유의 대부분을 직접 생산하던 1973년 이전에는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간의 상관관계는 패턴이 명확했다.

성장시기->인플레이션->금리인상, 통화축소->성장둔화, 인플레이션 조정->이자율 인하, 성장 촉진

그러나 유가를 미국 내에서 조절할 수 없게 되면서 미국 경제의 이 같은 패턴은 깨졌다.

c. 가장 심각한 것은, 세계적인 원유 수요가 원유 생산량 증가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풍부하게 생산되던 석유가 앞으로도 언제나 풍부할 것이라는 생각, 또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원이 없다는 생각에서 빨리 벗어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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